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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암 마애불 미륵비기 탈취 / 예향천리마실길 동학농민군 진격로 임진년(1892년) 8월의 일이다. 전라도 무장현 선운사 도솔암 남쪽에 충암절벽이 있고 그 전면에 불상이 하나 새겨져 있는데, 전설에 의하면 2천년전 검단선사의 진상이라고도 하며 석불 배꼽 속에는 비결이 들어있어 그 비결이 세상에 나오는 날 한양이 다되고 새 세상이 열린다는 말이 자자했다. 어느날 손화중 접중에서 석불비결 이야기가 나와 꺼내 보면 좋기는 하겠으나 벽력이 일어날까 두렵다 하니, 좌중에 오하영 도인이 말하되 '그것은 걱정할 것이 없다. 내 들으매 100여년전 전라감사 이서구가 열었을때 뇌성벽력이 일어 비결책을 모사보고 도로 봉해 두었다 한다. 때문에 벽력살은 이미 없어졌을 터인즉 이제 무슨일이 또 일어나겠는가' 하였다. 그리하여 도솔암의 비기를 손에 넣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성송 괴치의 손화중 도소에는 동학의 가르침을 받들며 새 세상을 갈망하는 무리가 구름처럼 몰려 들었다 한다. 그리고 1년 반쯤이 지난 갑오년(1894) 3월 20일 공음면 구수내에서 무장현 동학포고문과 격문등을 띄우고 보국안민창의의 깃발을 높이 들고 유사이래 최대의 농민항쟁이 시작되었다. 곧 보국안민 광제창생의 새 세상을 지향하는 동학농민혁명의 횃불이 힘차게 타오르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