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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 최선생 망오단비 아! 이곳은 정헌대부 최공의 망오단이다. 대개 임금으로써 이런 망극한 날을 만나면 신하된 자로써 의리상 구차하게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도의가 만약 막히데 되면 강상과 법도가 무너져 예악이 똥거름이 되고 인류는 짐승이 되리니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아, 원통하다! 국운이 한 차례 막혀 섬 오랑캐가 호시탐탐하다가 을미년(1895) 흉변으로 모후가 시해를 당하고, 을사년(1905) 늑약으로 종묘사직이 철류와 같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지며 경술년(1910) 국치로 화맥이 길이 떨어지고 무오년(1918) 국상으로 조야가 진동하였다. 우리 최공은 한 번 죽는 것을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