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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당 장일순 선생은 1928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부터 할아버지 여운 장경호 밑에서 한학을 익혔고 우국지사 차강 박기정에게서 서화를 배웠습니다. 1946년 서울대학교 미학과에 입학하였으나, 6.25전쟁으로 인해 학업을 중단한 뒤에는 고향인 원주로 내려가 줄곧 원주에서 사셨습니다. 1954년 지인들과 함께 원주에서 대성중,고등학교를 설립하고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하여 교육운동에 힘썼습니다. 60,70년대에는 천주교 원주교구창 지학순주교, 김지하 시인등과 함께 강원,경기,충북 일대의 농촌,광산 지역의 농민과 노동자들을 위한 교육과 협동조합운동을 펼쳤고,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반독재 투쟁을 지원하면서 사상적 지주 역할을 하였습니다. 1980년대에는 원주에서 '한살림운동'을 열어 산업혁명으로 파괴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회복하고 '살림'의 문화를 만드는 생명사상(운동)을 펼쳤습니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이면서 불교,유학,노장사상에도 조예가 깊었고, 특히 해월 최시형의 사상과 세계관에 많은 영향을 받아 일명 '걷는 동학'으로 통하였습니다. 서화에도 뛰어났으며 특히 난초를 잘 그렸고, 만년에는 난초 그림에 사람의 얼굴을 담아낸 '얼굴난초'로 유명하였습니다. 1994년 5월 22일 지병으로 작고하셨습니다. 본관은 인동, 호는 호함이었으나, 60년대 이후 줄곧 청강으로 쓰다가, 80년대 후반부터 무위당, 일속자, 조한알 등으로 바꾸어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