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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부쟁이 - 노창선 나 이 세상 들꽃으로 살다 간다 / 바람 속에 멋대로 흔들리다가 / 어느새 마른 영혼 가볍게 흩어지다가 / 그의 손이 묻어준 흙 속에 / 기나긴 밤을 고요하게 젖어 있다가 봄이 오면 봄날의 아지랑이 / 나는 또 새 영혼으로 태어나 / 햇볕 아래 벗들과 실컷 놀다가 / 해걸음 술에 취한 세상의 아버지들 / 그들의 눈동자 속에 풍덩 담궈지다가 나 이 세상 들꽃의 마음으로 살아 / 가을 잠자리의 꽃방석이 되었다가 잉잉대는 작은 날벌레들의 행복한 / 아주 행복한 주막이 되었다가 / 바람 속에 살랑 살랑 흔들리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