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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 채광석 기름진 고독의 밭에 불씨를 묻으리라 이름모를 산새들 떼지어 날고 계곡의 물소리 감미롭게 적셔 오는 여기 이 외진 산골에서 맺힌 사연들을 새기고 구겨진 뜻들을 다리면서 기다림을 익히리라 카랑한 목을 뽑아 진리를 외우고 쌓이는 낙엽을 거느리며 한 걸음 두 걸음 조용히 다지다가 자유의 여신이 찾아오는 그날 고이 목을 바치리라 대를 물려 가꿔도 빈터가 남는 기름진 고독의 밭에 불씨를 묻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