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page

아직까지도 국가보안법의 서슬이 시퍼렀고 민중들을 억압하는 각종 법 과 제도들로 인해 우리 민중들의 생존은 어렵기만 합니다. 수구∙보수 세력 에 기생하며 살았던 자들이 여전히 기세등등하게 잘 살고 있으며 오히려, 자신들이 이 나라를 위해 헌신한 것처럼 떠들어 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 은 우리의 힘으로밖에 고칠 수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 모두는 여지껏 그래왔던 것처럼 마음을 합치고 굳세게 싸워나가야만 합니다. 지난 30년동안 태일이와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30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저와 함께한 수많은 아들, 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기는 한데잠을 자면서도 어머니, 어머니 하면 저를 먼저 챙 겨주고, 수배와 구속을 당하면서도 또다시 굳건히 자리를 지켜냈던, 바쁘고 힘들텐데도 추모제만은 꼭 챙겨주었던 수많은 자식들이 옆에 있었기에 한 없이 작기만 한 제가 여지껏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다시 전하며, 자료집을 만드느라 고생한 실무자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끝내살리라 |7| 열사를기념한다는것 발간사 오랫동안 유가협의 험한 일,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셨던 박정기아버님 께서 건강상의 이유로 이사장을 사임하셔서 제가 사단법인 유가협의 이사 장 권한대행이 되었습니다. 정권의 어떠한 협박과 회유앞에서도 강건하시 던 아버님도 세월앞에서 어쩔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마음속 한편 으로는 이렇게 우리가 늙어가면 우리 아들, 딸들도 잊혀지지는 않을지 걱정 이 앞서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들을 잊지 않기 위해 애써주는 젊 은이들이 있어 마음이 조금 놓입니다. 돌아가신 분들을 기념하고 추모한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돌아가신 분들을 단순히 기억한다는 말과는 다른 말이라 생각됩니다. 그들 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고귀한 뜻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그들이 만들 려고 했던 세상을 우리가 대신 만드는 일이 진정한 추모이며 기념이라 생각 합니다. |6| 민족민주열사∙희생자자료집증보판 이소선 | (사)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이사장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