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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오름 / 민오름과 열안지 민오름은 연미마을과 정신마을 사이에 위치한 표고 251m인 말발굽형 화구를 품은 오름이다. 지금은 숲이 울창하지만 4.3 당시에는 나무가 거의 없는 민둥오름이었다. 민오름은 제주 4.3 당시 유일한 동영상인 '제주도 메이데이'에 선명하게 등장한다. 1948년 5월 1일, 오라리 방화사건이 발생하기 전날 대청단원의 부인 2명이 납치당하여 끌려온 곳이 바로 이 민오름이다. 두 여인 중 한명은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하여 목숨을 부지했지만 나머지 한 여인은 끝내 희생을 당했다. 또한 민오름 중턱에는 4.3 당시 마을주민들이 피신 생활을 하다가 희생된 동굴터가 있다. 열안지(列雁旨)는 제주과학고등학교 서쪽편에 위치하고 있는 표고 583m인 오라동을 대표하는 오름이다. 오름 전체가 해송과 편백나무 등이 울창한 숲으로 이루고 있고, 남동쪽에는 '열안지 물'이라는 샘물이 있다. 열안지의 지명은 '산 모양이 기러기가 줄을 지어 날아가는 형상'에서 유래했다. 제주 4.3 당시 열안지 오름 일대의 숲과 계곡은 오라리 주민들이 피신처이기도 했으며, 많은 주민들이 토벌대에 의해 희생된 눈물의 대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