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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ke는 ‘가짜의, 거짓된’이라는 뜻의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헛묘의 의미에 부합하지 않는 번역이다. 이외에도 영어 철자 오류, 문법 오류를 비롯해 한국어 비문도 다수 발견되 었다. 보고서에서는 심각한 영어 안내판 오류에 대해서는 수정안을 제안했다. 중요한 유적지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어 안내판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 제주도 내 다크투어 유 적지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제주의 역사를 더 널리 알리고 함께 기억하기 위해 외국어 안내판도 설치되어야 한다. 4) 인권·젠더·평화 감수성이 부재한 경우 인권·젠더·평화 감수성이 부재한 안내판도 찾아볼 수 있었다. 금악리 오소록이 마을의 경우 토 벌대에 쫒기는 주민들의 모습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젖먹이를 안은 19세 여인’을 등장시키면서 사건의 비극성을 극화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하지만 사건의 비극성을 강조하기 위해 특정 성(젠더)을 부 각하는 방식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며, 방문객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5) 유적지 안내판이 훼손된 경우 유적지 안내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안내판의 기능을 상실한 곳도 있었다. 제주도 내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초록색 4·3 안내판의 경우 시간이 지나자 안내판 필름이 벗겨지고 녹이 슬어 글자를 읽을 수 없는 경우가 다수 발견되었다. 이러한 안내판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리 및 유지 보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내용이나 보존 상태에 있어서 문제가 있을 때 연락할 수 있는 유적지 관리 주체나 연락처가 기재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6) 유적지 안내판 위치가 적절하지 않은 경우 유적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등 적절하지 않은 위치에 세워져 해당 유적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구좌읍 동복리 낸시빌레의 경우 실제 유적지 위치로부터 직선거리로 140여 미터가 떨어져 있고 안내판에서 구체적인 위치를 표기하지 않아서 안내판만 보고는 유적지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 또한 빌레못굴이나 큰곶검흘굴, 교래 북받친밭 등의 경우 큰 길가에서 유적지까지의 위치를 알려주는 이정표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아 처음 유적지를 찾는 사람은 길을 찾지 못할 가 능성이 높다. 7) 관광약자의 정보 접근권이 보장되지 않은 경우 안내판 설치 과정에서 이동약자의 정보 접근권이 고려되지 않은 유적지 안내판이 절대다수였다 . 조사 대상 100곳 가운데 시각장애인, 저시력자, 노약자 등을 위한 음성변환용코드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판이 설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또한 유적지 안내판 앞에 진입로(경사로)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유적지도 많아 이동약자들의 접근이 어려웠다. 유적지 특성상 따로 진입로를 만들기 어렵다면 이동약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에 유적지 사진과 내용을 담은 안내판을 설치해 관광약자들의 정보 접근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