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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그러나 올바른 역사는 진실을 잉태하는 법 30여년 만에 수립된 민주정부가 주창한 「 맺힌 한은 풀어야 한다 」 는 취지에 따라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동안 맺혀온 한의 해소와 51만 도민의 대화합을 위해 제주도의 지원으로 오늘 위령빌르 삼가 세웁니다. 1993년 8월 24일 박서동 글 라석 현민식 씀 제주도 4·3사건민간인희생자유족회 <좌측면> 이 빗돌 세운 뜻은 송악산 앞바다는 어제처럼 푸릅니다 산방산 끝에 닿을 절규하던 그 울음이 오늘은 메아리되어 뼛속까지 스밉니다 오순도순 모여앉아 식은밥 나눠먹던 가난한 이웃들을 돌아보며 끌려가던 그 날도 하늘은 온통 오늘처럼 타더이다 6·25 포성에 놀라 잠들지 못한 밤에 견우와 직녀 만나 맺힌 情 을 풀던 밤에 어쩌면 바로 칠석날 긴 이별이 되더이다 우리들 가슴에 박힌 총알을 누가 빼랴 해마다 칠월이면 아물 듯 도지는 상처 역사도 막힌 것 뚫어야 제자지로 흐릅니다 죄 지은 자 하나 없고 죄없는 자만 묻혀 백 서른 둘 뼈가 엉켜 한 자손이 되옵니다 이 설움 시대를 탓하며 옷소매를 적십니다 억울한 죽음에는 꽃이 핀다 하더이다 빨간 傳 說 로 피어 새가 운다 하더이다 석류꽃 가슴에 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