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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복 기 념 탑 과 실 향 민 상 징 조 형 물 85 신 둘레 한면에는 진격하는 군인의 모습이 부조로 새겨졌다. 당 초의 실향민의 애환을 상징하는 기념물로 평가되던 것이 오히려 전쟁기념물에 더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다. 1983년 복원될 때 수정되어 수복기념탑에 새겨진 모자상부 시 전문은 다음과 같다. 모자상부(母子像賦) 장호강(張虎崗) 첩첩높이 솟은 산봉우리 앞을 가리고 굽이굽이 험한 길 아득히 멀 어도 어머니와 어린 아들은 오순도순 망향의 이야기 나누며 북녘 고 향땅으로 향하는 그 길 위에 비바람 눈보라 휘몰아치고 어느 짓궂은 길손이 그 앞길 가로 막는다 한들 두 생명 다하도록 낮도 밤도 없이 가야만 하느니. 도대체 그 누가 날린 저주의 화살일까. 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어느 날 땅과 바다와 하늘이 둘로 갈리고 동족상잔의 처절한 피바다 의 싸움으로 그 아름다운 강산두고 온 옛집이 잿더미로 변했다손 치 더라도 할아버지 할머니랑 피땀 흘려 일군 밭과 논 그 정든 삶터를 찾아 마냥 가야만 하느니. 뼈에 저리도록 허구한 고된 날이 본시 살결고운 북녘 아낙네 얼굴 에 주름끼 고이기로서니 삼단 검은 머리에 흰 카락 불어나기로서니 항시 머리 위에는 넓고 푸른 하늘이 열려 있기에 모진 풍파 욕된 세 월에도 손과 손 굳게 붙잡고 통일의 새날을 겨누어 줄곧 앞으로 가 야만 하느니. 북으로 오직 북으로 고향길 더듬는 네 다리는 비록 가냘프지만 성 난 해일 거센 폭풍에 깊이 쌓이는 모래밭 헤쳐 가며 걸음걸음 내디 디는 참된 보람에 줄어든 보따리 옆에 소중히 끼고 오늘도 동해 갈매 기 노래를 엿듣노라면 불현듯 아롱진 향수가 담뿍 어리는 그 길을 쉬 지 않고 가야만 하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