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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실향정서에는 ‘냉전’의 꼬리표, ‘적대와 대립’이 따라 붙 었다면, 지금 문화로 꽃피운 실향의 정서에는 ‘화해와 교류, 평화 의 염원’이 내재되어 있다. 더 이상 속초는 ‘실향의 슬픔이 배어있 는 도시’가 아니라, 실향의 아픔을 넘어 ‘통일과 화해를 염원하는 도시’로 바뀌고 있다. 역설적인 일이지만 실향민들이 고단한 삶을 이끌어온 아바이마 을은 속초에서도 꼭 가봐야 할 탐방지가 되었다. 속초 실향민문화 의 정수라 할 ‘북청사자놀음’은 이제 속초를 전승지로 하는 ‘속초사 자놀이’로 전승 발전되어 속초 고유의 향토문화로 뿌리를 내리고 있 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향민문화축제가 개최되어 다양한 실향의 문화를 여러 세대가 함께 공유하는 장이 마련되었다. 북한의 음식 문화에서 비롯되어 실향민에 의해 전승 발전해 온 속초의 실향민 음 식문화에 대한 관심도 남북화해의 물꼬가 트이면서 아주 높아졌다. 함흥냉면과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 식해와 함경도식 젓갈은 속 초에 오면 꼭 먹어봐야할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 속초는 분단 과 냉전에 상처받은 폐쇄적인 분단문화의 공간이었다면, 시대의 흐 름과 사회의식의 변화에 따라 지금 속초는 실향민문화와 관광문화 가 접목된 개방적인 통일문화공간으로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