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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실 향 민 의 삶 마을 상봉자는 드문 편이다. 청호동 실향민들은 남북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대체로 ‘시큰 둥한 반응’이다. 마을에 많은 이산가족이 있는데 항상 대상에서 제외될 리가 없다며, 이산가족상봉 대상자 선정방법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청호동 실향민들의 이산가족 상봉 신청이 아예 저조하다는 의견도 있다. 남쪽에서 만나자고 나섰 다가 이북의 가족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신청을 꺼리는 이들도 제법 있고, 북한 정권에 반 대해 월남한 자신들에게 북측이 상봉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 고 아예 체념하는 이들도 많다. 일부 실향민은 1990년대부터 이미 대북 브로커를 통해 북한 당국 몰래 가족을 찾아서 제3국에서 은밀히 상봉을 이루기도 했 다. 남은 가족도 보고 싶고 고향에도 돌아가고 싶지만, 북한정 권에 대한 불신도 여전히 깊게 간직한 실향민 1세대의 모습이야 말로 월남 실향민의 현실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지난 제17차 이산가족상봉을 앞둔 2009년 9월 8일 속초시의 회에서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속초 청호동 아바이마을 실향 민들을 배려해달라는 건의문을 통일부장관과 대한적십자사 총 재 앞으로 보낸 적이 있다. 이때까지도 아바이마을에서는 단 한 명의 상봉자도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