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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恨 去不去 來不來” 갈래도 갈 수 없고 올래도 올 수 없어 한스럽다. 지난 1998년 미 시령도로 확장으로 사라진 함경북도 길주명천 망향비에 새겨진 비 문이다. 단 몇 글자로 속초 실향민들의 아픔을 간명하게 잘 보여주 고 있다. 1983년 ‘뿌리깊은나무’에서 펴낸 인문지리지 í��한국의 발 견�� 강원도편에서 속초를 소개하는 첫 장에 「실향민이 많이 사는 도 시」라는 제목으로 수복기념탑과 이 망향비의 비문을 소개했다. 고 향사람들끼리 모여 망향제를 지낼 때면 30년이 지난 그때도 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쏟는 이가 많다고 했다. 다시 세월 이 흘러 이제 실향의 세월은 70년을 앞두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벌써 일곱 번은 강산이 바뀌었을 세월이 흘렀다. 고향 을 떠나온 실향민 어르신들도 이제 많은 분들이 생을 달리하셨고, 그때 철모르던 어린 아이도 일흔을 훌쩍 넘긴 백발의 노인이 되었 다. 이렇게 오랜 세월 혈육의 생사도 확인할 수 없는 나라와 민족 이 또 어디 있을까? 머리말 아픔을 넘어 문화로 꽃피우는 실향민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