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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향 민 의 삶 22 군후생사업으로 수산물을 어획해 군에 납품하고 남은 절반은 자기 몫으로 시장에 내다 팔 수 있었고, 쌀이나 구호품도 제공 받을 수 있었다. 본인이 자리가 잡히면 친척들과 지인들을 속초 로 불러들여 속초의 실향민 정착촌은 출신 마을 단위로 형성되 어 커지기 시작했다. 월남 실향민들 중에는 함경도 해안지역에서 창이배를 타고 가 족과 친지, 동네사람들이 함께 내려온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주로 속초 남쪽 동해안 항포구까지 피난을 갔다가 다시 속초로 올라와 정착했다. 속초가 군수지원 거점지역이 되면서 일자리 도 많고 어업을 하면서 살만한 곳이라는 소문이 널리 퍼지게 되 었다. 월남민 중에서도 군에 몸을 담고 있거나 먼저 속초에 들 어와 군속이나 군후생사업을 하던 실향민들이 가족과 친지, 동 향사람들을 데리고 들어왔다. 월남할 때 타고 내려온 배로 속초 에 들어온 경우도 많았다. 심지어는 해안검문소에 발각되면 초 소 군인에게 뇌물을 주고 들어오기도 했다. 배로 들어온 사람들 은 육지에 터를 잡지 않고 꽤 오랫동안 배에서 숙식을 해결하기 도 했다. 아바이마을 청호동 뿐만 아니라, 동명동, 금호동, 중 앙동, 청학동 등 속초시내 바닷가 인근 지역 웬만한 곳은 모두 실향민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속초 등대 근처에는 삼호마을, 감리교회 아래 언덕에는 단천마을이 형성되었다. 청 호동 아바이마을에는 북청군 사람들이 많이 정착해 신포마을, 신창마을을 형성했고, 이외에도 단천, 정평, 홍원, 이원 사람들 도 부락을 이루며 정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