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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실 향 민 의 삶 덫을 피해 배를 타고 속초바다에 다시 올리 없다면 할아버지가 아버 지를 낳고 아버지가 아들을 낳고 그 아들이 계속하여 완전하게 씨를 묻는 해방의 땅은 어디 있는가. // 적이 적을 몹시 그리워하는 반도, 바다바람에 큰 꼬질대 휘청거리는 하늘밑에서 나라의 어머니가 슬피 우는데 나는 피 가득한 장화를 끌며 한 튼튼한 어부가 침묵과 도피로 부터 그렇게 해방되는 것을 보았다. - 이상국 시인의 「대포동 吳氏일가」, 1987년 속초문화원 발간 í��속 초문화 3호�� 중에서 아직 살아 계시리라 믿기에 / 여든이 다 되셨지만 / 결코 타향에 서는 눈감을 수 없어 / 두고 떠난 모친 얼굴과 처자 모습 / 한번 보기 전에는 / 눈을 감아선 안되기에 / 고향 흙을 쓰지 않고는 / 절대로 땅 에 묻힐 수가 없어 / 아직 살아 계시리라 믿기에 / 헤어진지 36년만 에 처음으로 / 아버지께 편지를 씁니다. / 당신이 가신 후로 할머니 는 / 보름에 한번씩 나를 데리고 / 먼 할아버지 산소에 가서 엎드려 / 끝도 없이 울곤 하였습니다. / 어린 나는 그런 할머니가 때론 싫었지 만 / 과일꽃 피는 봄날이나 / 낙엽지는 가을에는 더욱 그러시다 / 그 분은 돌아가셨습니다. / 아직 살아 계실까. / 소식이나 한번 듣고 죽 는 것이 소원이라던 / 한밤 이상한 소리에 깨어보면 / 이불을 쓰고 남 몰래 혼자 흐느끼시던 / 어머니마저 3년 전에 가셨어요 / 당신은 살 아 계셔야 합니다. / 지금도 호적에 엄연히 호주로 계시듯 / 가실 때 의 젊은 모습으로 돌아와 / 나 없이도 잘 컸군 / 하는 소리 한마디만 은 꼭 해주셔야 합니다. / 내 시집을 뒤적이며 / 대견하다는 듯 웃어 주시고 / 그보다도 아아 / 과일꽃 피는 길 산국화 피는 길을 / 할머니 를 따라가듯 당신을 따라가 / 할머니 무덤에 엎드린 / 지치고 쇠한 여 든의 노구 / 일생 피맺힌 아픔의 그 흐느낌을 / 오십이 다 된 자식이 서서 / 지켜 보아야 합니다. / 지금도 꿈으로 오시어 / 손자 손을 끌 고 마당의 사과나무를 / 만지시는 당신 - 이성선 시인의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1993년 속초문화원 발간 ��속초문화 9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