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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 른 이 산 가족 , 북 에 가족 을 보 낸 사 람들 159 은 고향 함남 홍원에서 쫓겨 내려온 실향민이고, 이성선은 속초 인근 고성 성대리에서 9살 때 부친을 북으로 떠나보낸 이산가 족이다. 그 둘은 서로 정반대의 입장이지만 서로를 가장 잘 이 해하는 사이였다. 이처럼 처지는 서로 다르지만 분단의 상처를 입은 이들이 함께 위로하고 함께 살아 갈 수 있다면, 남북의 화 해와 평화는 한 걸음 더 빨리 오지 않을까 싶다. 시인 이성선은 북에 간 부친이 같은 금강산 자락 어디엔가 살아 계시다는 이야 기만 들었을 뿐, 끝내 얼굴 한번 못 뵙고 2001년에 생을 달리했 다. 실향민 이반도 지난 2018년에 작고했다. 지금 우리는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과는 다른 존재들, 북으로 가족을 보낸 수복지구의 이산가족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분단의 이산의 아픔을 표현한 두 시인의 작 품으로 또 다른 이산가족의 목소리를 전한다. 내친구 오강환은 동해 어로 한계선 근처에서 명태 잡다 납북되어 귀환된 후 무슨 귀신이 씌웠는지 술만 퍼 마시다 간이 부어 스물아홉 에 꺾였는데 그래서 대포동 오씨 일가는 절손이 되었다. // 그의 드 장날 밤 바다바람에 꼬질대 휘청거리는 차일 밑에서 화로를 끼고 앉 은 나는 한 튼튼한 어부가 바지가랭이 부여잡는 홀어머니를 버리며 술과 패배로부터 그렇게 분리되는 것을 보았다. // 이 마당에 그의 형 오국환은 어디 있는가. 전쟁나던 해 유월, 말 타고 바람처럼 들렀다가 38선으로 몰려간 인민군 장교 그의 형 오국환은 어느 족보에 있는가. 그 길로 남쪽 어느 샛강 풀이 되었는가. 살아 북쪽 돌아가 우리의 적 일 오씨의 씨를 계속 낳고 있는가. // 식민지 시대 제국주의 탄광에서 징용살다 물간 생선되어 돌아와 쓰러진 선천 오상근과 그의 나라 다 른 두 아들의 멸실을 위해 어느 큰 무당이 하늘 땅 뒤섞이는 굿 한판 벌릴 것이냐, // 우리의 땅을 선택하여 나라의 백성이 될 수 없다해 도 그 형이 말 타고 유월 밤새 풀을 밟으며 오거나 그 아우가 바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