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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실 향 민 의 삶 디로 가는지 / 안개가 끌고 다니는 적막 속에서 맨발의 아이들이 뛰 어 올라요. / 그물을 치고, 친 그물을 끌어올리는 익숙한 장난질 속 에는 / 펄떡거리며 아비가 놓친 고기떼가 걸려들고/ 와와 작은 섬을 채우는 환호 소리에 나무가 흔들려요. / 흔들리며 소금을 뿜어내요. - 김춘만, 「청호동 나무」 중에서 새벽을 건져 올리던 바람이 / 어지러운 물살로 뒤척인다 //어느 아 침이면 돌아갈 수 있을까 / 그물질을 기다렸던 명태가 / 비릿한 바 람으로 걸려들고 // 청호동 마실을 따라 나란히 선 / 단천상회, 북청 이용소 간판이/ 네 이놈, 네 이노옴! / 뚫어지게 내려보는 걸 / 기억 하지 못하는 아이들 - 채재순, 「청호동 바람」 줄을 당긴다 / 내가 너에게로 가는 길 / 물 속 깊이 가라앉아 / 보 이지 않는 줄을 당기면 // 조금씩 아주 조금씩 / 드러나는 너와 나 의 질긴 인연 - 김종헌, 「청호동 갯배」 중에서 우리들 분단의 고통이 / 피서지의 추억이 되고 / 떠도는 삶이 구경거 리가 되는 동안 / 썩어가는 청초호에 몸을 담그고 / 우리는 주먹으로 슬픔을 틀어막는다. - 이상국, 「갯배 2」 중에서 네가 왜 / 먼 바다에까지 외등을 밝히고 / 밤마다 서성이는지 알아 야겠다 / 갈고리에 끼운 쇠줄 /힘껏 당기어 / 네 가슴 한가운데를 끌 어내는데 / 내 먼저 가고 있는 건 / 발 먼저 내달아지는 건 무슨 까 닭인가 - 지영희, 「청호동으로 가는 갯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