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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실 향 민 의 삶 우회 작가들이 각자의 색깔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특 히 1981년에는 이성선, 최명길을 중심으로 물소리시낭송회가 결성되어 활동에 들어갔다. 미술과 음악, 연극, 무용 분야에서 도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고, 본격적인 문화단체로 속초문화연 구회(회장 최진철), 속초청년문화연구회(회장 김영봉)가 결성되 어 활동했다. 1979년 속초 실향민의 삶이 전국적으로 주목받게 되는 일이 생겼다. 극단 ‘광장’이 속초 출신 극작가 이반이 쓴 연극 「그날, 그날에」를 대한민국연극제에 출품해 문화공보부 장관상, 희곡 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실향민 마을인 강원도 속초 ‘아바 이’ 마을의 실화를 바탕으로 세대 간의 갈등과 실향민 어부들의 한을 통해 분단의 비극과 통일 문제를 조명했다. 특히 이 작품 은 함경도 사투리를 극중 대화로 그대로 표현해 함경도 실향민 언어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함남 홍원 출신으로 속초에서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낸 극작가 이반은 1989년에도 노사갈등과 분단문제를 실향민 후 속세대의 삶과 연결한 「아버지 바다」를 썼다. 속초 출신 실향민 1세대 문학인이라는 점에서 이반의 족적은 큰 의의를 지닌다. 1980년대 이후 많은 지역 작가들이 실향민의 뼈아픈 현실과 분 단 상황에 대한 자각을 작품에 담았다. 이들 중에서도 이상국 시 인은 실향민의 아픈 삶을 담은 시를 많이 남겼다. 그냥 무덤덤하 게 스쳐 넘어가던 아바이마을의 존재를 끄집어내어, 우리가 뼈저 린 분단의 현실에 살고 있음을 새삼스레 각성케 하는 시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