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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실 향 민 의 삶 속초 오징어순대로 유명한 진양횟집 고 이정해 할머니는 2007년 1월 27일자 동아일보 기사에서 “오징어순대는 이제 별 미가 됐지만 사실 배고픈 음식이야. 오징어 잡으러 나간 어부들 이 먹을거리가 마땅치 않아 오징어에 부식을 넣어 먹으면서 시 작됐다는 얘기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정해 할머니는 함남 북청 군 신포 출신이다. 고 이정해 할머니는 “설 무렵이면 실향민들 은 오징어순대 말고 명태 순대를 많이 했지만, 명태순대는 기후 가 달라서 그런지 제 맛이 나지 않았다”라고 했다. 오징어순대는 함경도 지방에서 많이 해 먹은 음식이라기보 다는 아바이순대와 명태순대 등 함경도 순대문화를 접목시켜 속초의 실향민들이 만들어낸 음식으로 판단된다. 외래 전파 음 식인 순대가 명태순대를 거쳐 오징어순대로 변신한 것은 지역 특성에 따라 창조적으로 발전해 온 우리나라 고유 음식문화라 고 한다. 아마이의 손맛, 식해의 재발견 생활력 강한 함경도 출신 아마이들의 손맛으로 만들어진 음 식이 ‘식해’이다. 속초 실향민들의 음식 중 일상적으로 가장 많 이 먹는 음식이 바로 식해이다. 냉면이나 순대는 가난한 이들에 게는 어쩌다 한번 먹는 별미음식이었다면, 식해는 가난한 살림 에도 빠지지 않고 먹는 일상적인 반찬이었다. 식해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음식이다. 함경도 가자미식해, 도루묵식해, 강원도 북어식해, 경상도 마른고기식해, 황해도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