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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실 향 민 의 삶 속초에 함흥냉면이 들어선 것은 한국전쟁 중인 195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함흥 출신 이섭봉씨가 속초시내 7번국도변에 야산을 깎아서 움막집을 짓고 나무 식탁과 의자를 놓고 “함흥냉 면옥”이라는 이름으로 냉면 장사를 시작했다. 50년대 말까지는 장사를 하다말다 했지만, 1960년대에는 본격적으로 함흥냉면 식당으로 자리잡았다. 함흥냉면의 원조로 알려진 서울의 오장동 함흥냉면이 1954 년 청계천 평화시장 근처에서 천막을 치고 냉면을 팔기 시작했 다고 한다. 속초의 함흥냉면은 이보다 몇 년 더 앞서 함흥냉면 을 팔기 시작한 것이다. 함흥냉면은 실향민의 집단 정착촌인 속초의 최고 인기 음식 이었다.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뿐만 아니라 속초토박이들도 냉 면을 즐겨 먹었다. 모든 향토음식이 사연이 깃든 고향의 음식이지만, 속초의 함 흥냉면은 그 의미가 더 깊다. 혈혈단신으로 내려와 낯선 이역만 리 먼 타향에 머물면서 언제쯤 고향에 돌아갈 날이 올까 기다리 던 실향민들의 아픔과 그리움이 배인 음식이 바로 속초 함흥냉 면이다. 속초의 실향민들이 고향 생각에 가장 즐겨 먹고 위안을 받은 음식이 함흥냉면이었다. 함흥냉면의 변신, 속초코다리냉면 속초의 함흥냉면도 세월이 지나면서 바뀌고 있다. 면 위에 얹 는 고명도 이제는 가자미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가자미가 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