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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 여 는 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인류에게 미친 영향은, 예전 그 누구도 상상치 못할 만큼 엄청납니다. 짧 은 시간에 온 인류의 미래를 완전히 바꾸어 이제 더는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불가능할 것 같다는 말들을 여기저기서 듣게 됩니다. 코로나 19로 국가 간의 이동이 제한된 것은 물론 국가 내에서의 확산을 방지하고자 국가적인 차원 의 봉쇄를 시행한 나라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교지에 있는 선교사들의 선교 활 동은 하루아침에 중단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 될 수 있는 사역들만 겨우 진행되고 있으며, 대부 분은 집에 갇혀 지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 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부분 선교 활동이 멈추 고 흔들리게 되었다는 말이죠. 선교사뿐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의 불편함을 겪고 있지 만, 한편으로는 코로나 19로 얻은 유익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교에 올인하지 못함으로써 오히 려 멈추어 선 채 선교의 본질을 다시 한번 묵상하 게 되었으니까요. 작년 연말 은퇴하신 어느 목사님께서 현직 목회 자들에게 선배로서 권면한 내용을 월간 목회를 통해 읽었습니다. "......목회에 올인하지 마십시 오! 오해하지 말고 듣기 바란다. 목회를 더는 사명 으로 여기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목회가 인생 의 궁극적인 목표인 것처럼 살지 않겠다는 뜻이 다. 주님이 불러서 맡긴 일이 목회이기에 소명이 긴 하지만, 불러서 맡긴 그 일에 빠지기보다는 그 일을 맡긴 주님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한순간도 잊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다." 개인적으로 중요하 게 생각하던 부분과 같은 맥락의 고백이어서 몇 번을 읽어 보고 지인들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19로 사회적 멈춤이 지속되고 있으며, 선 교적 멈춤을 피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하 는 선교의 중심이 우리인지, 아니면 하나님께서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의 중심이신지 돌아보게 됩 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전임 사역자로 혹은 다 른 일을 통해 일상에서 선교적 삶을 사는 자로 부 르셨든지 간에, 우리의 일(선교)을 하라고 부르 신 것이 아니라 그분이 하시는 사역 가운데 초청 해 주신 것이라는 사실에 모두가 동의할 것입니 다. 처음에 이러한 부르심을 받았을 때를 떠올려 보십시오. 그때 가졌던 부르심의 감격, 하나님께 대한 무한한 감사와 영광스러움, 이러한 것이 우 리의 부르심의 출발선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 서 이 세상에서 행하시는 일에 초청을 받은 것은 얼마나 놀라운 특권이며 거룩한 부르심이었습니 까? 그 이후에 선교에 동참해 가며 우리는 선교 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그 일(선교)을 맡겨 주신 하나님을 잊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됩니다. 저 또한 과거 이런 실패의 경험이 있 기에 다시 한번 멈추어 서서 저의 삶과 사역을 돌 아봅니다. 부르심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우리에게 주어진 일 (선교)을 잘해 나가기 위해서 사역에 올인하다 보 면(다른 말로 우리의 힘을 너무 쓰다 보면), 어느 새 하나님의 일(선교)은 나의 일(선교)이 되고 그 일의 결과로 일희일비하며 대부분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일에 지치고, 사람들에게 실망하며 낙 심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지요? 예수님께서 이 땅에 계시는 동안 12명의 제자를 부르신 것은 그들에게 열방 가운데 복음을 전하 는 사명(선교)을 감당하도록 하기 위함이셨습니 다. 그러나 주님이 제자들을 부르신 것은 그 일 자 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먼저 주님과 함께 있도록 하고자 함이었습니다(막 3:14). 제자들의 첫 번 째 미션은 나가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 이전에 주 님과 함께 지내면서 주님과의 교제를 즐기는 것, 그러는 가운데 주님이 누구신지를 알고 잃어버린 자를 향한 그분의 마음, 그분이 일하시는 방식을 배우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는 선교에 올인하는 대신, 우리를 부르 신 하나님을 중심에 둘 때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 께서 우리를 통해 무슨 일을 하기를 원하시는지 분별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선교가 아닌 진정 으로 하나님이 하시는 일(선교)에 더욱 가까이 동 참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선교사이기에 혹은 사 역자이기에 이런저런 일을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 감에서 벗어나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께서 시키시 는 일이 무엇인지 경청하며 순종하며 따라가는,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 니다. 선교에로의 헌신이 아닌 하나님께로의 헌 신만이 이러한 일을 가능케 할 것입니다. 그럴 때 날마다 그분께서 우리를 통해서 해나가시는 그분 의 일을 보면서 언제든지 우리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 일(선교)을 뒤로한 채 그분이 이끄시는 곳으로 갈 수만 있다 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일(선교)이 우리의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의 중심임을 고백할 때 이 일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때 진정한 선교가 일어 나리라 믿습니다. 우리가 선교에 올인하지 않을 때! 선교에 올인하지 맙시다 * GBT 책자 ‘난 곳 방언으로’ 2020년 7, 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김현 | 선교사, GBT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