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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국난의 시기, 경주 이씨 명동저택에서는 조상의 의기를 물려받은 인물들이 태어났습니다. 이항복의 10대손인 독립운동가 이회영(1867~1932), 이시영(1869~1953) 형제가 그들입니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후 이회영, 이시영을 포함한 6형제는 가문의 재산을 모두 처분하고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떠났습니다. 처분한 재산은 40만원으로, 당시 소 13,000마리를 살 수있는 가격이었다고 합니다. 현재 가치로는 수백억에 이르는 엄청난 돈입니다. 이후 이회명은 일본 경찰에 체포당하여 순국했으며 다른 형제들도 모두 망명지에서 사망했습니다. 임시정부에 참여했던 이시영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아 광복 후 초대 부통령을 지냈습니다. 이회영, 이시영 형제가 보여준 조선판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큰 교훈을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