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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상륙작전 / 민을 우대하며 함께 싸워 이긴 값진 승리 당시 통영 읍장은 김채호라는 60세 정도의 노인이었는데 후리후리한 키에 교양과 학식을 지닌 분이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분은 당시 하와이 총영사 김용식(후에 외무장관)씨의 부친이었다. 전쟁 후 김용식씨와 만나면 그때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특히 원문고개에 소재한 장문리 주민들의 전승.축하잔치는 지금도 기억에 새롭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피난도 못 간 상황에서 적이 밀려들어 전전긍긍하던 차, 점령된 지 이틀 반만에 해병대가 통영을 회복시키자 읍민들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었다. 진지 교통호를 파는 데 농기구를 빌려 주거나 직접와서 파 주기도 했고, 많은 통영 출신 학생들과 청년 방위대는 물론 경찰들까지 해병대에 매료되어 수시로 입대를 자원하여 우리는 더욱 알찬 병력을 증강시켰다. 특별한 훈련을 받지 못했지만 전투 잘하는 해병대에 있다 보니 전투를 스스로 터득해 나중에는 펄펄 나는 해병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이때 입대한 학생들 중에는 후일 해병대 사령관을 역임한 김정호 씨와 정동식, 양봉덕, 정덕회 씨 등 그 후 해병대에서 큰 역할을 치른 분들이 많다. 통영에서 200~300명이 자원 입대해 이로써 우리는 약 1,100여명의 대원을 확보하게 되었고, 이들이 추후 인천상륙작전 시에는 5대대로 명명되었다. - 회고록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