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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 여 는 글 “하나님 나라, 선교 전락, 선교의 현장화, 선교적 헌신…" 선교사인 우리 대화의 주제는 늘 <선교> 였다. 서로의 모습을 통해 헌신을 배우고, 선교의 가치를 공감할 뿐만 아니라 동료애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 마주하고 있는 선교사 대화 의 주제들은 이전에는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것들 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한국을 방문한 내가 속한 총회 파송 선교사들의 대화이다. - 코로나 사태로 귀국했는데 정리 해고(?)당 했다. - 선교비 중단으로 하루하루가 고통이다. - 머물 곳이 없어 나이 60이 넘어서 친척집과 자 녀의 집을 전전하고 있다 - 선교 외에는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50대 중반, 자신의 무능함에 무기력해진다. - 선교비 중단으로 인한 생활고로 부업을 위해 직 업 학교에서 기술을 배우고 있다. - 선교사가 해낼 수 있는 해결 방법이란 식당과 공장에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뿐이다. - 현장 선교사로 20년을 섬겼는데 가능한 부업이 인형 눈 붙이는 일, 식당 설거지 뿐인가? - 당장 머물 곳이 없어서 선교사가 받을 수 있는 대출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 임대주택신청과 생활보호자 대상 신청은 어디 서 어떻게 해야 하나? 나이 60이 넘어서도 친척 집과 부모님 집을 전전 한다는 선교사님 부부, 에어컨 한번 켜는 것도 눈 치가 보인다는 선교사, 상황에 따라 가족이 뿔뿔 이 흩어져 지내는 선교사, 이런 선교사들의 이야 기가 너무 서럽고 마음이 아파 명치 끝이 묵직해 진다. 이 모든 것이 한국교회가 쌓아온 선교의 허 상을 보는 것 같다.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한국에 오면 기초생활보장 대상자 수준인데 선교사들에 게 기초생활보장 대상자 신청하는 법, 임대주택 마련하는 길 전세 대출 받는 법, …이런 것들에 대 해 포스팅해 주고, 안내해 주면 분명히 눈을 반짝 이며 꼼꼼히 살펴보실 분들이 있어서 슬프다. 가 슴이 저리다. 선교사 파송 후 당시 부모님과 세대 분리를 하지 않아서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 선교사님, 대한 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받을 수 있는 복지 혜택 도 그게 뭔지 몰라서 못 받는다. 이런 선교사들이 너무 속물적이라거나, 혹은 믿음이 부족한 사람 들이라고 속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아는 한에서 이분들의 헌신과 열심, 그리고 신앙과 인 격의 됨됨이는 책으로 소개하고 싶을 정도이기 때 문이다. 그렇게 많았던 ‘선교대회, 선교 세미나, 선교 훈 련, 선교전략 수련회….’ 지금 선교 전문가들이 제 시하는 진단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선교전략이 바뀌어야 한다, 선교사는 고민해야 한다, 선교사 들이 자립형 선교를 찾아야 한다…등등’ 하지만 지금 선교사들의 현실은 새로운 선교 전략보다는 ‘코로나 시대의 생존 전략’에 관한 이야기가 더 필 요하지 않을까? 나도 선교지에 나간 지 17년 되었다. 코로나는 내 가 존경하던 선교의 선배들을 약간 얼이 나간듯 (?) 만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모든 것에 당황하 고, 서툴다. 서류 하나 띠러 동사무소를 가도 어 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당황스럽다고 한다. 혹시 이 상황이 조금 길어 진다면 한국에서 어떻게 지 내야 할지 몰라서 생각과 행동이 어설프다. 훈련 소에서 첫 자대배치를 받아 내무반에서 두려움으 로 가득한 눈으로 대기하는 신병처럼 말이다. 선교지에서 수십 년 사역했던 동료 선교사님 몇 가정이 모여 파송 교회에도, 가족에게도 털어놓 지 못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다가 엉엉 울었 단다. 누구보다 대범하고, 헌신 되고, 의연한 하 나님의 사람들이 박해와 추방도 견디고, 버텼지 만 코로나 이후 바뀐 현실에서 발견한 자신의 주 눅 든 모습에 놀라고 위축이 되었다. 젊어서는 열 정과 힘이 있었는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몸은 병 들고, 예측할 수 없는 노후와 현실의 버거움에 사 로잡힌 것 같다. 나도 그들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그 두려움의 실체가 내게 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은 만나고 헤어질 때 모두가 소망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주님께 엎드리자고 서로를 응원한다. ‘잘 가’라고 인사를 서너 번 건네고도 붙잡은 손 놓지 못해 이별의 시간이 길어진다. 귀 국한 선교사들에게 따순 밥 같이 먹자고, 그리 고….. 그들의 이야기 들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 었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 출처 _ 선교사님들 방에서 퍼온 글입니다. 고국에 돌아온 선교사님 들의 처지를 잘 알려 주는 글입니다. 코로나19로 큰 교회는 큰 교회 대로 힘들겠지만 이제 곧 은퇴할 선교사님들을 위한 은퇴관을 마련 해야 할 때인것 같습니다. 선교사의 자화상 주성학 | 장로회총회 PCK 인도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