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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광복과 남북분단의 와중에 우리들은 자유를 찾아 월남 수륙 이천리 이곳 한라산 기슭에 정착 적수공권으로 삶의 터전을 닦아왔다. 이제 그 각고의 세월 오십여년을 헤아린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장 거기에 대한 애정과 집착은 인간이면 누구에게나 있는 가장 순일하고 거짓없는 감정일 것이라고 할진대 북녘땅에 두고 온 고향산하를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이 망향의 단심을 길이길이 전하고자 비를 세운다. 여기 애향의 동산에 우리 실향민에게 묘역을 마련해 주신 제주시민의 각별한 배려에 대해 깊은 사의를 표함을 아울러 밝혀둔다. 서기 2001년 7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