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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유적지 - 반못굴(도틀굴) / 소재지: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산 6번지 '도툴굴'이라고도 불리는 '반못굴'은 1948년 11월 21일 선흘리가 토벌대에 의해 초토화 된 후, 주민들이 피신했던 곳이다. 마을이 초토화되자 일부 주민들은 국방경비대 제9연대의 명령에 따라 해안마을로 피난했다. 하지만 기르던 가축과 가을걷이한 곡식을 두고 갈 수 없었던 많은 주민들은 임시 피난처를 찾았다. '며칠만 숨어 있으면 사태가 끝나겠지'하는 생각으로 찾아든 곳이 숲이 우거지고 천연동굴이 산재한 이 일대 '선흘곶'이었다. '반못골'엔 젊은 청년들 중심으로 25명 정도 숨어 있었다. 인근의 '목시물굴', '밴뱅디굴' 등에도 주민들이 숨어들었다. 그러나 불과 나흘 만인 11월 25일 굴이 발각되었고, 9연대 3대대 군인들에 의해 피신했던 주민들이 체포됐다. 그들 중 18명은 밖으로 끌려나오자마자 곧바로 총살됐다. 나머지는 함덕 대대본부로 끌려가 무자비한 고문을 받았다. 그리고 이튿날 '목시물굴'도 발각되어 주민 40여 명이 총살되는 등 선흘마을 주민들은 이 일대에서 많은 희생을 치렀다. 반못굴은 당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으며, 동굴보호차원에서 입구가 막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