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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령이골 의귀사건 희생자 유골방치 터 모든 생명은 존엄한 것이다. 옛말에 '적의 무덤 앞을 지나더라도 먼저 큰절부터 올리고 가라'고 했다. 바로 이곳은 제주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4.3 사건'의 외중에 토벌대에 의해 희생된 영령들의 유골이 방치된 곳이다. 당시 국군 2연대 1대대 2중대는 남원읍 중산간 마을 일대의 수많은 주민들을 용공분자로 몰아 의귀초등학교에 수용하고 있었다. 1949년 1월 10일(음력 48년 12월 12일) 새벽 무장대들이 피습, 주민피해를 막여보려 했지만 주둔군의 막강한 화력에 밀려 희생되고 말았다. 이때 희생된 십 수 명의 무장대들은 근처 밭에 버려져 썩어가다가 몇 년이 지나서야 비로서 이곳에 묻혔지만 내내 돌보는 사람 하나 없이 덤불 속에 방치되 왔다. 우리 생명평화 탁밭순례단은 우익과 좌익 모두를 이념 대립의 희생자로 규정한다. 학살된 민간인 뿐만 아니라 군인, 경찰과 무장대 등 그 모두는 해방공간과 한국전쟁 때 희생된 내 형제 내 부모였다. '평화의 섬'을 꿈꾸는 제주도, 바로 이곳에서부터 대립과 갈등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우리 순례단은 생명평화의 통일시대를 간절히 염원하며 모성의 산인 지리산과 한라산의 이름으로 방치된 묘역을 다듬고 천도제를 올리며 이 푯말'을 세운다. 2004년 5월 13일 생평평화 탁발순례단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