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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몰제 농학도추념비 건립취지문 지난 날 제주고 용사들은 학생의 신분으로 분연히 전열에 나아가 풍전등화 같은이 나라를 버리고 정의와 자유를 목숨바쳐 지켜주셨습니다. 이렇듯 한 떨기 꽃잎처럼 산화한 임들의 뜨거운 얼과 넋을 이곳 양지원에 이제야 모십니다. 돌이켜보면 임 가신지 40여년이 넘도록 저희들은 모교에 임들의 성역은 고사하고 공동으로 헌화할 대석하나, 위령의 표석하나 마련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렇게 으스러진 전우의 텅 빈 가슴안고 살아온 세월이었습니다. 이제 만시지탄이 있으나 살아남은 죄책감과 숙원을 희석하고 이 위대한 구국의 사실을 영원히 추념하고자 개교 일백년을 내다보며 성장한 총동창회의 이름으로 작은 기념품을 세웁니다. 우리 모교는 한말의 풍운과 일제의 등쌀과 광복의 격동과 6.25의 슬픔 등 엄숙한 역사 체험을 가진 유례없는 학교입니다. 민족의 소생을 가름할 결의의 터전이며 조국수호의 의지를 신념화한 용기 서린 교육현장입니다. 그러므로 재학생이나 졸업한 동문이나 모교를 방문한 분들에게 임들이 조국을 지키시다 장렬히 전사한 숭고하신 흔적을 더듬고 갈무리된 제농정신을 본받을 상징이 필요한 것입니다. 임 가신 뒤 세월은 반세기를 넘고 인구의 대부분이 전쟁 미 체험 세대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그 날의 기억을 고이 간직한 퇴역용사와 임들을 뒤 이을 쟁쟁한 동문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지나간 비극의 응어리를 풀고 간절한 통일염원을 이루어낼 모교의 산 역사를 증언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여기 마음의 고향처럼 숨결 밴 새로운 뜨락에서 못 다한 학업과 한껏 받아보지 못한 부모님의 사랑과 사제의 여한을, 동문의 우의를 다시 한번 깊게 느껴보려 합니다. 아, 임이시여! 핵전쟁의 위협에 떨고 있는 지구촌 너머로 참다운 자유와 평화가 봄바람 처럼 불려올 것입니다. 민주통일로 번영하는 조국을 이룩하는 새날이 열리는 아침에 임들은 다시 깨어나 우리와 함께 고향의 노래를, 모교의 응원가를 부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