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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기념 성당 지정 십자가 의미 해설 3단으로 구성된 십자가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삼다도 제주를 상징합니다. 십자가 상단의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에서 내려오는 7갈래의 성광을 통해 성령의 특별한 은총이 제주도를 비우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십자가의 가장 중심부에 서귀포 중문쪽에서 바라다 본 한라산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한라산 중턱에 묘사된 동백꽃과 제주의 상징 꽃인 참꽃의 무리는 중산간지역에서 무수히 희생된 무고한 생명들을 상징하며, 그 옆으로는 제주 4.3으로 희생된 분들이 잠들어 있는 무덤들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십자가의 아래 부분에는 제주 4.3 당시 사형이 집행되었던 장소인 중문성당 터에서 타오르는 분노와 폭력의 화마 속에서 희생된 무고한 민간인들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제일 아래"쪽에는 제주 4.3 당시 무참히 희생되어 방치된 채 땅에 묻혀 있는 희생자들의 유해와 그 가족들이 죽음 앞에 엎드려 통곡하고 하늘을 우러러 탄원하며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십자가 오른편에는 몸을 웅크리신 채 손에 가시관과 못을 들고 계시는, 제주의 모든 것을 품고 있는 어머니(제주할매) / (마음을 상징하는 소녀)가 있습니다. 제주 4.3의 고통으로 상처 받은 모든 이들을 위하여 울부짖었던 어머니는 이 모든 것을 예수님의 상처를 담고 있는 가시관과 못을 통하여, 이 아픔의 상처를 하느님께 봉헌하고 있습니다. 웅크리신 어머니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도 제주의 바닷물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무고한 예수님께 로마군사들이 유다인의 왕이라 놀리고 조롱하며 가시관을 씌우고 십자가에 못 박았듯이 이념과 정치에 대해서 알지 못햇던 수없이 많은 이들에게 빨갱이라는 죄명을 씌우고 무참히 학살했던 제주 4.3의 고통을 바라보며 통곡하고 있는 제주민들의 마음이 어머니의 큰 슬픔 안에 담겨 있습니다. 십자가의 왼편에는 못에 박혔던, 못자국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손이 아직도 십자가에 못 박혀 있는 다른 손에서 못을 빼어내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는 같은 상처와 고통을 겪으셨던 주님께서 아직도 못에 박혀 고통 중에 있는 제주 4.3 희생자 유족들의 마음 속에 박힌 못과 그 당시 제주 4.3 희생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주었기에 현재까지도 쓰라린 양심을 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치유 받지 못한 가해자들에게서도 박힌 못을 빼내어 서로의 용서와 치유가 어루러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김경란 마리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