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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유적지 - 헛묘 / 소재지: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807-4번지 이곳 7기의 묘지(2기는 합장묘)는 이 마을 출신 임문숙 일가 9명의 영혼이 모셔져있는 '헛묘'다. '헛묘'는 유족들이 시신을 수습하지 못할 때 영혼을 모시고, 생전에 입던 옷이나 물건 등을 넣어 만든 분묘이다. 동광리는 초토화 작전이 벌어지던 1948년 11월 21일께 국방경비대 제9연대 군인들에 의해 방화됐다. 군인들은 마을에 들어와 눈에 띄는 주민들을 모두 '폭도'로 간주해 학살했고, 살아남은 주민들은 군인을 피해 근처의 '큰넓궤'(궤:작은 천연동굴)로 피신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큰넓궤 역시 발각됐고, 주민들은 겨울철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고 20㎞ 떨어진 한라산 영실 인근 '볼레오름'으로 다시 피신했다. 그러나 눈 위에 남은 주민들의 발자국을 따라 쫓아온 군인들에 의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붙잡혔다. 이 때 체포된 사람들은 서귀포에 있던 수용소로 끌려갔다가 이듬해인 1949년 1월 22일 정방폭포에서 학살됐다. 동광리 주민 40여명도 이곳에서 학살돼 바다에 버려졌다. 하지만, 군인들이 무서운 유족들은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다가, 일부 유족들이 몇 년 뒤에야 비로소 정방폭포 현장에서 당시 숨진 가족들의 혼을 불러내고 동광리로 모셔와 '헛묘'를 만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