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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 Memorial 글·사진 편집실 인사이드, 인사이트 어디서부터 어떻게 볼까? 전쟁기념관을 즐기는 새로운 포인트를 전합니다. 가족이란 존재의 힘은 전장에서도 유효했다. 전쟁은 가족이 함께하지 못하게 했지만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져 전장의 유일한 위로가 되기도 했다.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가족’에 관한 기록을 함께 보며 다가오는 추석, 가족의 정을 다시 한번 느껴보자. 사랑하는 나의 터키 아버지 유엔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사진 중,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띈다. 몇 해 전 국내외 수많은 관객의 눈물샘을 터 뜨린 영화 <아일라>의 실제 두 주인공 얼굴이다. 전쟁고아가 된 아일라와, 그를 거두고 아낌없는 사랑을 주었던 터키 아버지 술레이만. 전쟁이 끝나고, 고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던 그는 아일라와 고통스러운 생이별을 하게 된 다. 그로부터 60년 후,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된 두 사람은 기적 같은 재회를 하게 된다. 아일라는 터키어로 ‘달’이란 뜻이다. 언제나 변함없는 밝은 달처럼 아일라를 지켜주겠다는 의미였을까? 그가 아 일라에게 보여준 사랑과 헌신은 피를 나눈 가족의 사랑에 버금갈 정도로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어머니께 보내는 편지 ‘어머님! 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6·25전쟁 당시 중학 교 3학년이던 학도병 이우근이 전쟁터에서 어머니께 쓴 편지(1950년 8월 10일)의 첫 문장이다. 전쟁이 발발하 자 학교가 아닌 전쟁터로 나간 어린 학도의용군. 계급도 군번도 없이 소년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 편지 에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전쟁터에서의 공포, 생사를 오가는 두려움이 깊이 배어 있다. 상추쌈을 먹고 싶다던 아들, 이가 시리 도록 차가운 냉수를 벌컥벌컥 마시 고 싶다던 그 아들은 다음 날 포항 여중 전투에서 전사한다. 어린 나 이에 짊어져야 했던 전쟁의 무게. 그는 영영 돌아오지 못했지만, 그 의 편지는 아직도 우리 가슴에 깊 은 울림을 준다. 전장의 유일한 위로 애틋한 가족애 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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