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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데, 차근차근 설명을 드리고 난 뒤엔 찾아와준 게 고마우셨던지 꼬깃꼬깃 고이 접어 둔 쌈짓돈을 손에 쥐여 주시더라고요.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지금도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Q3. 그동안 찾은 기념비 중에 기억에 남는 감동적인 글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전국의 기념비를 찾아다니다 보면 굉장히 다양한 사연과 만나게 되는데요. 이 기념비를 누가, 왜 세웠는지 알려 면 뒷면을 봐야 해요. 그런데 사람들은 항상 앞면만 봐요.(웃음)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비석은 ‘육군 대위 예 태원 도사비’에요. 6·25전쟁 때 금화지구전투에서 죽은 아들을 위해 아버지가 세운 비석인데, 장문의 편지글이 인상적이죠. 마지막 부분에 ‘아직 죽지 못한 아비’란 의미의 ‘未死父’라는 표현이 있어요. 처음 그 표현을 보고 울컥하더라고요. 다시는 볼 수 없는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심정이 어땠을지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Q4.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아온 기록을 통해서 어떤 교훈을 전하고 싶으세요? 지금까지 탐방한 기록을 직접 개발한 홈페이지(www.kmemories.co.kr)에 공개하고 있어요.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는 의미로 지은 도메인인데요. 지금까지 전국 3천 곳 이상 탐방을 다녀왔고, 그 기록이 축적되어 있어요. 현장 사진과 기념비에 담긴 내용, 그리고 찾아가는 길(GPS 좌표)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 일까지가 저의 역할이 라고 생각해요. 그 다음은 이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이들의 몫이죠. 조상들의 기념비를 찾아보는 것부터, 태어나 고 자란 고향의 역사와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의 역사까지 일상의 작은 관심이 우리의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 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관심’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지금 우리가 대한민국에 살 수 있도록 나라를 지킨 선열들의 희생과 의거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자 특정 장소에 기념비를 세운 만큼 이를 잘 보 존하고, 기리는 것이야말로 우리 후손들의 의무가 아닐까요? Q5.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명확한 정보가 있는 범위 내에서 국내 탐방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일본, 중국, 미국, 러시 아에 있는 우리나라의 독립운동 관련 사적지를 탐방할 계획이에요. 일부 실행한 데이터도 기록해두었고요. 중 요한 건 홈페이지를 찾는 이들의 편의를 위해 현재까지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일이에 요. 탐방부터 기록까지 혼자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데, 분량이 많아지니까 버거울 때도 있어요. 기존에 다녀왔 던 곳이어도 변동 소요가 생기는 경우엔 업데이트도 병행해야 하니까요. 탐방 전후 일련의 과정을 함께 도모하 기 위해 주위의 도움을 찾는 중입니다. 무엇보다도 끝까지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고 싶고, ‘우리 역사 지킴이 중의 한 명’으로 기억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잊혀진 이름 또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작지만 큰 영웅들’을 발굴하여 소개합니다. 1. 호국무공수훈자 공적비, 전남 진도 2. 도산 안창호 선생 기록비, 서울 도산공원 3. 탐방 기록 정리 3 1 2 14 15 Vol.164 2019 Septem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