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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의 길, 함께 걷기 대한제국 흥망성쇠의 기로에서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무관의 길은 어떠했을까? 전시는 대한 제국의 무관이던 이재화, 이인팔, 백남규 3인의 유물을 통해 ‘그 길’을 함께 걸어보기를 청한다. 조선의 무인이었고, 대한제국의 군인이었던, 그리고 군대해산 이후 의병이 되어 항전을 이어 간 대한제국의 마지막 무관들. 전시관 한편에 새겨진 이야기마다 그 길이 얼마나 험준했고, 비 장했으며, 막중했는지를 말해준다. 1891년, 26살의 나이로 무과에 급제하여 조선의 무인이 된 이도 있고, 관군 소속으로 동학농민 진압에 참여하다 일군의 학살 현장을 목격한 이도 있었다. 무관으로서 겪은 격동의 삶은 역설적으로 평화를 떠올리게 한다. ‘나’와 ‘군대’와 ‘나라’가 함께 짊어진 공동체의 운명은 그렇게 비극의 역사로 흘러갔지만 오늘날의 크나큰 교훈으로 남아 전 시를 통해 후대와 마주한다. 무관의 삶, 들여다보기 전시장은 이재화, 이인팔, 백남규 3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크게 세 개의 섹션으로 구분된다. 세 개의 섹션은 ‘조선의 무인이 되다’, ‘대한제국 무관을 꿈꾸다’, ‘의병이 되기로 결심하다’란 주제로 구성되었는데 주제별로 후손들이 기증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유물은 백남규 부위의 후손들이 기증한 유물이다. ‘대한제국 군대 관모와 예복’ 그 리고 ‘고종황제 밀서와 이준 열사의 유묵’은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만큼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군대 예복을 정갈하게 차려입은 백남규 부위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당시 를 살아간 무관의 모습을 더욱 생생히 느끼게 한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 (1907)에 밀사를 파견하기 위해 작성된 고종황제의 밀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사 중 한 명이 었던 이준 열사의 유묵도 나란히 전시되었는데, 배움의 길과 마음가짐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뿐만 아 니라 이재화 참령과 이인팔 정 위의 칙명 문서(임명장), 대한제국 신식군제 에서 사용했던 30식 아리사카 소총과 베르 당 소총도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무관의 고뇌, 평화를 말하다 전시관 한쪽 벽면에 새겨진 글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키지 못 하고 신하로서 충성을 다하지 못하였으니 만 번 죽은들 무엇이 아깝겠는가!” 박승환 참령 이 쓴 절명시 중 한 대목이다. 군인으로서 본 분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자결한 그의 비통함이 담겨있다. 역사의 교훈은 평화의 지속을 위한 우리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려준 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 전시관 을 찾아 무관의 길을 함께 걷고, 그 삶을 들 여다보면서 평화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생각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 기획전시 관람 후기 최교범 직장인 학교 다닐 때, 대한제국 군대 해산에 대해 배웠는데, 실제로 그 시대를 살아온 분들의 유물 과 함께 보니 기분이 묘하더라고 요. 국가적 위기에서 군인의 역할이 더 빛날 수 있 는 것 같아요! 1. 시대별 무관 이야기 2. 대한제국 무관 관련 유물 전시 3. 대한제국 군대 관모와 예복 전시 4. 고종황제 밀서와 이준 열사 유묵 5. 이인팔 정위 칙명 1 3 4 2 5 12 13 Vol.164 2019 Septem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