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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승 다형 김현승 시인은 평생 양심과 엄격함 그리고 종교적인 삶을 살았던 시인이다. 절대고독에 심연의 경지에 오른 시인은 술보다는 차를 좋아하며 다형이라는 아호를 가졌다. 그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갈까마귀는 양림산을 자주 날아다녔고, '가을기도', '플라타너스' 등은 양림교회가 있는 언덕길을 오르내리며 구상했다. 아들을 먼저 보내고 지은 '눈물' 이라는 시는 시비에 새겨 무등산 오르는 길목 플라타너스 나무옆에 서 있다. 숭실 전문학교 시절 스승인 양주동 선생을 추전으로 시 '쓸쓸한 겨울저녁이 올 때 당신을'로 등단하였다. 이후 다시 광주에 돌아와 신사참배 불응으로 일제에 투옥되었다. 그의 태생지는 평양이었으나 그의 부친이 광주에 정착함에 따라 양림동은 그가 유년과 청년시절을 보냈던 마을이다. 그러나 그가 즐겨 산책했던 양림교회(기장)로 오르는 황톳길은 포장이 되고 큰 나무들은 잘려나가고 그 앞 논밭들은 이제 주택으로 가득찼다. 문학에 이끌려 그를 따르던 후배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던 그의 집마저 헐려나가고 없다. 그는 광주 문학의 대부요 정신적 기둥이었다. 그를 통해 문단에 등단했거나 그와 교감했던 작가들은 그를 '광주문학의 대부였다'로 말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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