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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암 만가(輓歌) 1920년 5월 20일 기장 3.1운동 주동자의 한사람으로 일경에 잡혀가 1년 6개월의 형을 받고 대구형무소에서 복역중 병을 얻어 순국한 구수암 의사 장례식이 명정의숙생으로 조직된 기장여자청년회 주관으로 면민장으로 거행되었다. 이날 노제때 청년회서는 만가(제문)을 읽고 다음 만장기 18매를 앞세워 장지까지 인도했는데 만가전문은 다음과 같다. 오늘이 무슨 날고 무궁화 옛 나라에 슬픈 바람이 낯을 치고 수심 구름이 눈을 가려 홀리나니 눈물이라. 만세의 한(恨)소리에 만 일년 감옥중에 원분히 병을 얻어 본가에 돌아온지 며칠이 못되어서 거연히 세상을 버린 구공의 상여로다. 슬프다. 구기장청년장부 찬란한 꽃상여로 어깨에 높이 메고 흘리나니 눈물이라. 오색이 찬란한 수많은 만장은 조국을 위해 몸 바친 구공의 슬픈 사연이 구구절절이 저 태양 아래 휘날리고 있다. 슬프다. 나라 잃은 설뭉이여. 우리 겨레 한 맘으로 독립을 되찾고저 애국함도 죄가 되나. 철석같은 굳은 투지 형장(刑杖)에 멍이 들어 백약이 무효로다. 분하고 원통한 죽음이여. 청춘홍안에 영광이 이십이라. 슬프다 구공이여. 이 나라를 위해 내일은 누가 갈고. 홀로 계신 어머니와 철부지 어린동생 누구에게 전했든고. 외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애통은 일광을 무색케하고 산천초목도 슬픔에 잠겨있네. 인심이 전심인데 천리가 무심하랴. 때가 오면 원한도 풀릴 날이 있으리라. 슬프다 구공이여. 마즈막 가시는 길에 기장여자청년회를 대표하여 한잔 술을 올리오니 흠향하소서. 오호 통재 상향 - 대표 박자선 오경원 권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