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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FG 50 두었다면, 일본은 사회·문명이라는 개념을 가져왔 다. 특히 업종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심 각한 구인난과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비용 부담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일본 정부는 자국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한 후 특화 할 4대 전략 분야를 결정했다. 그중 하나가 스마트 서플라이 체인, 제조 생산 현장의 고도화·효율화다. 공장이나 기업을 초월한 서플라이 체인 전체 데이 터를 공유·활용하는 시스템이 목표다. 개발에서 최 종 소비까지 데이터로 연결해 제조 프로세스를 개 선하고 제품 서비스를 고도화한다는 의도다. 각각의 전략 분야별 지원에 앞서 일본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데이터 축적과 활 용의 중요성을 인지했다. 이를 위해 제조 기술과 데 이터를 결합한 플랫폼 창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제조 강국인 만큼 일본은 현장 데이터가 어느 나라 보다 풍부하게 축적돼 있다. 자동차의 경우 세계 시 장 점유율이 30%, 산업용 로봇의 경우 60%에 달 한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정책을 두고 “사람, 제조, 기술, 데이터 등 횡단적 과제의 대응책을 강구하는 방향으로 4대 전략 분야의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세운 것은 새로운 경제·사회 시스템을 가능한 빨리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인식한 데서 비롯된 것” 이라고 설명했다. 깨어진 한·중·일 제조 분업 국가 차원의 전략 외에도 일본 기업들은 인구 감소 로 내수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해외 시장 개척에 힘을 쏟았다.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하 거나 생산 거점을 해외로 확대하는 방식 등이다. 전 문가들은 “일본 기업들의 전략은 대규모 시장을 보 유한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 시장 진출이 강화되면서 일본 기업들은 중국 기업과의 기술 제휴에 주력하고 있다.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는 한·중·일의 제조 분업 구 조에도 변화를 야기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일본은 제조 설비 부품을 한국에 수출했다. 한 국은 이를 가공해 중국에 수출하는 등 한·중·일의 분업 구조가 뚜렷한 편이었다. 하지만 일본과 중국 이 결속을 더해가면서 한국 제조업 입지는 위축 위 기를 맞았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중간재 수입 증가율 추이’를 다룬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산 반도체를 제외하면 중국 중간재 수입액이 늘어나 는 품목은 거의 없다. 반면 일본산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로봇 센서 등 부품 수입액은 크게 늘었다. 전문 가들은 “중국의 자급 능력이 향상되면서 일본산에 비해 한국산 중간재의 부가가치를 크게 느끼지 못 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국책연구기관은 이미 한국의 제조 역량을 자국 역량보다 낮게 평가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코리아 패싱’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일본 기업의 투자 증대와 맞물려 중국 정부는 제조 업 혁신에 나섰다. 제조업 자급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움직임은 2015년 발표된 ‘중국제조2025’에서 도드라진다. 향후 30년간의 장기 비전 중 첫 단계 에 해당하는 것으로, 공업 구조 고도화를 목표로 하는 11·5 규획, 산업 핵심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하 는 2011년 12·5규획을 거쳐 구체화됐다. 객관적으로 자국 상황을 분석한 중국은 비교적 낮 은 단계에 머물러 있는 한계 극복을 우선 과제로 삼 았다. 여기에 노동 인구 감소 문제까지 직면하자, 더 적극적으로 고부가가치 체제로의 제조업 구조 변 화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 낮은 노동비 용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며 “산업 노동 자의 숙련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도 중국의 제 조 강국 실현에 걸림돌”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 20 10 2011 주 : 3년 이동평균 주 : 2015~2017년 평균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일본 주력 품목 한국 주력 품목 산업용로봇 및 부품 14.5 8.9 7.8 15.6 2.1 -1.3 -10.6 금속절삭기계 반도체 제조기계 반도체 무선통신기기부품 석유화학 LCD 2013 한국산 일본산 (%) (단위 : %) 2017 0 중국의 중간재 수입증가율 추이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