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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FG 44 한·중·일은 주력 산업의 일인자 배턴(baton)을 서로에게 넘겨주며 위태로운 이어달리기 경기를 하고 있다. 그중 전형적인 동북아 산업 생태계를 보여주는 반도체 산업과 우리가 고전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중·일을 위협하고 있는 위기 요인을 파악한다. 흔들리는 한·중·일 주력 산업, 왜? 전형적인 동북아 산업 생태계는 반도체 산업의 흐 름을 따라가면 파악할 수 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반도체 산업 주도권이 넘어왔고 한국이 승승장구 하는 것도 잠시,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위 협을 받는 처지다. 우리는 왜 일본과 중국 사이에 서 흔들리고 있는 걸까? 일본의 아성 무너진 반도체 반도체 산업은 애초부터 미국 기업들이 세계시장 을 선도해 왔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 반까지 일본 업계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장악해 왔 다. 그러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한국 기업들이 일 본을 추월하기 시작했고 2000년 이후 세계 반도 체 10위권의 리스트에서 점차 사라졌다. 전문가들 은 일본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급격히 상실하고, 모바일용 반도체 등 새로운 시장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 다. 일본 반도체 기업들을 일제히 구조개편에 들어 갔다. 일본의 반도체 산업 하락으로 르네사스는 2013년 경영파탄으로 정부 기관인 산업혁신기구 에 매각되어 국영기업이 됐고, D램 분야의 엘피다 메모리 기업은 2013년 미국 Micron사에 매각됐다. 이로 인해 일본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D램 경 쟁력을 잃었다. 지난 6월 일본 반도체의 마지막 자 존심이던 도시바도 SK하이닉스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등 한·미·일 연합에 매각됨으로써 일본 의 반도체 아성이 무너졌다. 일본 가전업체들이 1990년대에 본격화된 ‘IT 혁명’이라는 경영환경 변 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반도체 배턴 뺏어온 한국 일본이 쥐고 있던 반도체 산업 1위 배턴을 한국이 움켜쥐었다. 한국은 2013년에 역사상 처음으로 일 본을 추월하여 세계 시장의 19%를 점유하는 세계 2위 반도체 생산 국가로 부상했다. 2017에는 삼성 전자가 1992년 이래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인텔을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우리 기업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는 글로벌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크게 인상되어 수출의 호재로 작용했다. 반 도체가 2017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3%를 이끈 주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순위 2000 2006 2016 2017 1 인텔(미) 인텔(미) 인텔(미) 삼성(한) 2 도시바(일) 삼성(한) 삼성(한) 인텔(미) 3 NEC(일) TI(미) 퀄컴(미) SK 하이닉스(한) 4 삼성(한) 도시바(일) 브로드컴(미) 미크론(미) 5 TI(미) STM(프) SK 하이닉스(한) 퀄컴(미) 6 모토로라(미) 르네사스(일) 미크론(미) 브로드컴(미) 7 STM(프) 하이닉스(한) TI(미) TI(미) 8 히타치(일)) 프리스케일(미) 도시바(일) 도시바(일) 9 인피니온(독) NXP(네) NXP(네) 웨스턴 디지털 (미) 10 필립스(네) NEC(일) 미디어텍(대) 도시바(일) 세계 반도체산업의 매출 10위권 기업 순위 추이 출처:가드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