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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시(報本反始)’의 정신이 이와 같다. 그렇기에 제례는 죽은 자를 위한 것이 기보다 산 자를 위한 것이다. 우리의 조상들은 제례 문화의 여러 절차와 형식 을마련하여 이를지켜나가기 위해 힘썼다. 이 책에서는 전통문화를 지키고 보존해가는 합천 지방의 제례 문화에 대 해 살펴보았다. 이를 크게 3부의 형식으로 나누어 소개하였다. 1부에서는 전 통을 잘 지켜나가며 시제를 모시는 합천 지역의 대표 문중 9곳을 살펴보았다. 시제는 5대조 이상의 선조에게 드렸던 제사로 예로부터 조상들이 가장 중요 하게 여겨온 문중의 행사였다. 우리 민족은 음력 10월을 1년 중 가장 신성한 달로 여겨 ‘시월상달’이라고도 불렀다. 이는 시월이 한해의 농사가 끝나 수확 에 대한감사의 인사를드리는달이었기 때문이다. 2부인 향교 편에서는 선현에게 드리는 예를 통해서 우리 조상들이 지켜왔 던 유교 정신을 살펴볼 수 있다. 향교에서는 유교의 창시자인 공자와 그 제자 인 4분을 성인으로 추대하고 또 대표적인 중국 유학자와 한국 유학자의 위패 를 모시고 제를 올렸다. 향교는 각 지방 도읍마다 한 곳씩 설립하여 유학자를 배향하고 그 정신을 이어나갈 후학을 양성하는 관학 시설이었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 전반에 유학의 이념을 이어나가고자 했다. 3부에서는해맞이 달집 기우제 등지역의 다양한제례 문화를살펴보았다. 제례 문화는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문화적 뿌리이고 바탕이다. 많은 것이 빠르게 변모해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우리의 근본과 바탕을 이루던 것들을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제례의 절차와 형식 속에 담긴 의미를 헤아리기 이전에 무조건 겉치레 허례허식이라는 단순한 비판만으로 치부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이를 제대로 살피는 일은 나와 우리, 사회가 앞 으로 나아가는데 훌륭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 책이 우리의 전통 제례 문화 의 의미를 제대로 되짚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4 I 예악의 고장 합선의 제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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