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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유교적 전통을 살펴보면 그것이 모두 ‘기억’에 관한 것임을 알 수 있 다. 제례에는 돌아가신 조상이나 유학자인 선현을 기억하며 그들의 삶을 따 르기 위한노력이 담겨 있다. 이처럼 기억하는 일을 예로 만들어 일상에서 이 를 지키기 위해 힘썼다. 합천은 지리적 특성상 이와 같은 ‘기억과 보존’에 더 없이 적합한 지역이다. 소백산맥의 지맥이 남쪽으로 뻗어 내려와 준령을 이 루고 그 사이의 산간 분지가 잘 발달하였으며 각 산지에서는 하천이 발원하 여 남류하는 곳이 바로 합천이다. 이와 같은 지리적 이점으로 오랜 세월동안 외부 세력의 침투를 막기 위한 거점이 되기도 하였으며, 정계를 떠나 낙향한 선비들의 은거지가 되기도 하였다. 마치 겹겹의 상자에 쌓여 있는 보물처럼 합천 지역의 전통문화는 잘 보존되어 왔다. 이러한 특색을 살려 지역 전통의 명맥을 이어가려는 합천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으며, 합천의 제례 문 화를 담아낸 이 책 또한그와같은노력의 일환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잊혀져가는 현실에서 기억과 보존은 매우 힘든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일상에 매몰되고 많은 혼란으로 어려움을 겪는 요즘 이는 절대 불필요한 일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이 무언지를 기억하며 지표 로 삼아야 삶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에 과거에 대한 기억은 단순한 집착이 아니라 현재에 딛는 단단한 발부리가 되며 내일을 헤쳐 나갈 의지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전통 문화 그 자체보다 이 안에 담겨진 선조의 지혜를 배워야할것이다. 498 I 예악의 고장 합선의 제례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