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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설 제수는 제청에 딸린 곁방에서 한창 준비 중이었다. 제사 음식을 준비하 는 곳을 신주(神園)라고도 한다. 재실에는 이밖에도 헌관 집사 등이 재계 를 하는 집사청 향과 축문을 보관하는 향대청 제기를 보관하는 제기고가 있다. 또 재실 옆으로 묘소 재실 위답 등을 관리하는 이들이 묵는 살림집 을 따로 부설하기도 한다. 제수가 재청으로 옮겨져 103분의 신위 앞에 놓인 기다란 제상 위에 진 설되었다. 위패 앞 잔반을 1열이라고 한다면 총 4열의 진설로 볼 수 있다. 메와 갱은 올리지 않으며 그에 따라 찬으로 올리는 나물도 진설하지 않는 다.2열에는 떡과 수육이 진설되며 3열에는 어포와 오징어포, 소적, 홍합, 문어, 수육, 유과 등이 진설된다. 맨 끝인 4열에는 대추, 밤, 배, 감 등 과 일이 진설되어 있다. “4열에 진설된 ‘대추 밤 배 감’를 조율이시 (뽕果葉械)라고도 합니다. 이에 대해 예로부터 전해지는 말이 있습니다. 대추는 씨가 하나라서 왕을 상징하고, 밤은 한 껍질에 세 톨이라 삼정승을 의미하며, 감은 씨가 6개라 서 6판서이고 배의 씨는 8도 관찰사를 상징한다고 전해집니다.” 집사자가 이처럼 조율이시에 담긴 의미를 전했다. 제례에서 대추, 밤, 감은 삼실과(三實果)라 일걷는 대표 제수이다. 다른 과일에 비해 비교적 구하기 쉽고, 보관하기도 좋아서 예로부터 제사에 두루 쓰였다. 여기에 배 를 추가하여 이를 조율이시라 일걷는다. 제례에서 빠지지 않았던 조율이 시에 대한 위의 이야기는 후대에 만들어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진설 음 식 중 문어에 관한 속설도 전한다. 문어에는 이름에 글월 문(文)자가 들 어있고 안에 먹물이 담겨 있어 선비의 상징물이라 여겼다. 이러한 이유로 경상도 지역에서는 제사나 큰 잔치에 문어가 빠지지 않고 올라갔다. 132 I 예악의 고장 합선의 제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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