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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모재 마당은 이 른 아침부터 시제 준비로 북적이고 있었다. 재실은 예 로부터 시제를 모시기 전 목욕재계나 제수 준비, 참제자들의 숙소, 문중의 회의를 위한 장소로 기능하는 곳이었다. 이처럼 재실의 주된 쓰임새는 시 제를 위한 준비이지만 제를 올려야 할 조상의 묘제가 많거나 날씨가 좋 지 않을 경우 등에는 재실에서 묘제를 지내는 경우도 있었다. <기단 위의 영모재의 모습(왼쪽) 영모재 정주기념비(오른쪽) ) 재청 입구에 시제 분정기가 붙어 있어 경주 김씨 백역 문중의 분정 역 할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분정에는 제를 올리는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 을 비롯하여 홀기를 낭독하여 제례를 진행하는 집례관, 축문을 낭독하는 대축관, 제사를 맡아서 보는 전사관, 제 례를 돕는 찬인, 찬자, 알자, 진설 을 담당하는 판진설, 술독을 받아보는 사준, 술잔을 헌관에게 건네는 사 작, 향로를 받아보는 봉로, 향을 담당하는 봉향, 술잔을 헌관에게 건네받 아 신위 앞에 올리는 전작 등이 있다. 참제자들은 각자 소임에 맡는 제복 을 갖춰 입으며 제례 준비 를 했다. 초헌관은 붉은색 관복을, 아헌관과 종 헌관은 푸른색 관복을 착용했다. 집례관은 검은색 도포에 갓을 쓰고, 이하 집사자들은 속색 또는 소색 도포(濤衣)에 유건을 착용하였다. 1부 제의례 I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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