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께 도착한 뒤 곧바로 진설에 들어갔다. 제상 위로 먼저 앙장을 설치하였 다. 앙장은 제상 위를 가리는 천으로 만든 휘장으로 상여(喪與)에도 이와 유사한 휘장이 사용된다. ‘역막’ 흑은 ‘천일’이라고도 하며 제사상 위에 벌 레나 먼지가 떨어지지 않게 해준다. 또한 멀리서부터 사람의 눈에 잘 띄 게 함으로써 이곳이 제례 공간임을 알리는 상징물의 역할도 한다. 이 앙 장 아래로 재실에서 준비해 온 제수들이 진설되기 시작했다. <앙장을 펼치고 진설하는 모습(왼쪽) , 진설이 다 된 모습(오른쪽) ) 집덕공 묘제 진설을 살펴보면 l열에는 서쪽부터 메, 잔반, 갱이 순서대 로 놓였다. 순서가 산 사람과 반대인 것은 죽은 사람은 해가 지는 서쪽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메와 갱 사이 남쪽 앞으로 시저가 놓였다. 같은 열 동쪽 끝에는 가로세로 족히 한 자가 넘게 떡이 쌓인 편틀이 놓였 다. 맨 아래부터 시루증편 절기떡을 쌓고 인절미 를 웃기떡으로 올려놓았 다. 인절미 위에는 편청을 담은 작은 종지를 올려놓았다. 편청은 편떡에 곁들여먹는 청밀(淸寶)로 꿀을 의미한다. 이처럼 모양을 내어 높이 쌓아 올리는 솜씨를 고임새라 하여 문중마다 다양한 형태로 음식을 괴어 담았 으며, 이는 조상을 향한 정성의 표현이기도 했다. 1부 제의례 I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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