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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IT대학 50주년 27 두번째는감잎의지혜를배우는경대인입니다. 수년 전 가을 후배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이 있어 경북대 캠퍼스에 들어 오다가 경북 대를상징하는나무, 즉교목인감나무들이감을주렁주렁매단채정문안팎에서늘어선 걸보았습니다. 내시선을빼앗은것은주황색에가까운색깔로물든“감잎”이었습니다. 5월에피는감꽃은작고소박한데다아래를보고숨어서잠시피고져서눈에잘띄지 않습니다. 가을이되어변색한주황색감잎은멀리서볼때단풍잎이나은행잎처럼화려 하지는않습니다. 빨갛게도물들지못하고, 노랗게도물들지못하고눈에띄지않게조용 히, 적당히물들어가며이가을을지켜내고있습니다. 조금더가까이서챙겨보면그수 수해보이던주황색에서그어떤색깔이상의따뜻함과열정이숨어있음을알수있습니 다. 저는경북대를졸업한수많은학생들이, 감나무잎과같은색깔을가진게아닌가하 는생각이들었습니다. KT 에서꽤오랫동안연구소장으로재직하며하면서전자과나전산과등, ICT 분야를 전공한 전국의 여러 대학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함께 하다 보면 출신 학교마다 조금씩은 서로 다른 특성을 알게 됩니다. 서울지역 출신에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학생이 서로 다른성격이있고지방대학들도제나름의색깔이있습니다. 경북대출신들은감꽃처럼겉으로잘드러나지않습니다. 조금은어눌한말솜씨나, 투 박한 사투리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스스로 드러내는 걸 어색해 하거나 꺼리고 있 는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고개를 숙이고만 가만히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조용히 자신에 게맡겨진일을하며, 천천히조금씩자기자신의내공을쌓아갑니다. 눈치빠르고, 입심 센 다른 동네 출신들이 앞에 나서 자신이 만든 빨간, 노란 잎들을 내세워 화려함을 과시 하고 또 먼저 인정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걱정 할 필요가 없습니다. 빨간색이나 노란 색처럼 화려함도 중요하지만 수수한 주황색의 따뜻함과 꾸준함 또한 그 이상의 가치가 있기때문입니다. 그리고그속에감춰진내공이, 열정이더오래가져가야할가치로인 정받을수있기때문입니다. 단지시간이더걸릴뿐입니다. 조금은늦지만더높게, 더멀리가며성공적인직장생활을보여주는주변의많은IT출 신 동문들을 보며, 그들이 바로 경북대학교의 교목 감나무 잎에서 그 지혜를 얻는 게 아 닌가싶습니다. 경북대학교IT대재학생여러분! 최고의 ICT 그리고 소프트웨어 역량을 채울 수 있는 IT 대학의 환경도 자랑스러운 일 이지만, 세계 IT산업 및 연구 현장 곳곳에 IT대학 동문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도 학생 여러분들에게큰힘이될것입니다. 깊어가는가을날, 주황색감나무단풍을보며, 꾸준함, 우직함이란기본적품성에어디 에도치우치지않는따뜻한가슴을품는방법을배운많은경북대IT인들의더높은비상 을기대합니다. 다시한번경북대학교IT대50주년을축하드립니다. 이상홍 전자공학과·(전) IITP 원장·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