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page

제 7 강 _ 나혜석의 문학과 미술 이어 읽기 | 139 『세이토』와 『시라카바』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나혜석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예술과 여성해방을 지향해 갔다고 보인다 . “색은 음 혹은 음조와 같다 . 빛깔이 바로 음조이다 . 인상파는 빛깔의 변주에 전 생명을 건 것이고 , 이는 음악의 구성과 꼭 같다 . ”라고 하는 인상파의 미술관은 단편 「경희」의 주인 공 경희의 일견 미숙해 보이는 행동을 새롭게 해석하는 열쇠가 되었고 「경희」의 주인공 경 희가 미술학교 유학생임을 밝히는 단서가 되었다 . 이로써 나혜석의 문학과 미술의 접점을 확보하고 나혜석이 남긴 수많은 글에서 나혜석 미술을 찾아 읽는 작업을 통해 나혜석 예 술의 실체 , 또는 정체성을 규명해 나아가고자 하였다 . 그리하여 제목으로만 남은 나혜석의 그림 11 개를 찾았으며 그 그림을 뒷받침하는 기록 도 찾아냈다 . 또한 나혜석이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느끼며 잡아본 구도 11 개를 찾아냈으며 여기에 나혜석의 문학에서 찾은 나혜석의 ‘빛이 함께한 색채’로 나혜석의 그림세계에 생명 감을 불어넣어보았다 . 미흡하나마 나혜석 예술이 지닌 감동의 한 끝을 확인한 느낌이다 . 이상 살펴온 나혜석의 미술세계는 첫째 , ‘빛이 함께한 색채’의 세계라는 것이다 . 나혜 석 자신이 언급한 바도 있으며 문학적 묘사에서도 이 빛이 함께한 색채의 표현이 생동하 는 효과를 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둘째 , 나혜석은 위대한 자연 앞에 섰을 때 예술 적 감흥이 크고 이를 화폭에 옮기고자 한다는 것이다 . 후기인상파의 화가들이 재래의 미 와 추에 대한 무의식을 비판하고 자연을 설명이 아니요 , 인격의 표징이자 , 감격으로 보았 다고 이해하였던 것처럼 나혜석도 풍경화를 즐겨 그리며 그것을 인격의 표징으로 , 감격으 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 셋째 , 나혜석은 원색보다 간색 , 침색을 쓰는 쪽으로 차츰 변화하다 가 대륙 , 남성 , 적극 , 확실 , 쾌활 , 청명을 섞은 쭉 뿌린 푸른 물감과 같은 색을 즐겨 사용하 였다 . 이 모든 색채는 언제나 빛이 함께하였다 . 넷째 , 나혜석은 역사적 의의가 있는 고건축에 관심을 보였다 . 고건축에 쌓인 세월과 거 기에 담긴 사연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 선전에서 특선을 한 < 천후궁 > 도 천후의 사연을 자세히 적을 만큼 ‘사람’과 관련을 가진 고건축물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 . 초기에 쓴 일기의 한 대목에 나오는 흰색에 아침 햇빛을 더한 레몬옐로우 , 커런츠 로즈 의 색채로 < 금강산 만상정 > 에 색채를 올려본 작업은 구도와 색채를 적절히 만나게 해보 려는 작업이기도 하고 , 나혜석의 민족의식과 예술이 혼연일체가 된 나혜석의 예술혼을 접 합해본 것이기도 하다 . 위와 같이 정리해 나오면 나혜석 예술의 정체성은 나혜석 자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