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page

제 7 강 _ 나혜석의 문학과 미술 이어 읽기 | 137 수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 우선 하얀 돌에 떠오르는 아침광선이 비쳐 창조한 레몬옐로우 , 가란스로즈의 색을 상 상해본다 . 여기서 레몬옐로우 색은 알 만하지만 가란스로즈가 어떤 색인지 알 수 없어 필 자는 일본의 교수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 이상경 교수가 현대어로 풀어 쓴 『나혜석 전집』에 는 61 ) 글랜스로즈로 나와 있으나 번쩍이는 장미색이란 좀 어색한 표현 같아서였다 . 레몬이 열매이니 가란스도 열매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문의를 한 것인데 머루의 currants 가 아 닐까 하는 답이 왔다 . 62 ) 머루빛 장미색 , 이건 정말 어울린다 싶었다 . 보랏빛 나는 붉은색 이다 . 가란스로즈가 해명이 되니 나혜석의 색 두 가지가 분명해졌다 . 이 색채에 빛이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리라 . < 금강산 만상정 > 의 하단 전면 ( 前面 ) 을 채우고 있 는 바위와 돌은 흑백도판에서 희게 보인다 . 그 위에 차차 떠오르는 아침 광선이 비추는 레 몬옐로우와 커런츠 로즈를 투명하게 또는 농담의 빛깔로 올려본다 . 나혜석이 반광 ( 半狂 ) 하였던 일본 중앙선의 경색을 능가할 금강산의 농담 ( 濃淡 ) 암록 ( 暗綠 ) 의 자연미에 아침광 선과 어울린 흰색 , 레몬옐로우 , 커런츠 로즈의 찬란한 하모니가 열린다 . 나혜석이 반광하 던 아름다운 경색이다 . 이렇게 나혜석의 글을 통해 < 금강산 만상정 > 에 빛이 함께하고 있 는 색채를 가해보자 살아 있는 그림이 눈앞에 그려졌다 . 61 ) 이상경 , 『나혜석 전집』 , 태학사 , 2000 , 197 쪽 . 62 ) 이름을 밝히기를 원치 않은 일본의 Y 교수는 currant 외에도 칼라 명으로 cassis rose color( 까치밥나무 열매 빛 장미색 ) 가 있음을 알려주었다 . 후자가 보다 붉은빛이 도는데 본고에서는 발음이 유사한 currant 를 취하며 수고 해준 Y 교수에게 감사를 드린다 . 그런데 이 논문을 읽은 일본 文敎대학 에구사 미츠코 교수는 “논문 중에 가란스 로즈라는 색깔이 나오는데 저는 바로 ‘ガランス’ ( 표기는 가란스인데 머리가 탁음이 됩니다 ) 를 떠올렸습니다 . 이유 는 2 가지입니다 . ① 대정 8 년에 요절한 화가 村山槐多 유고집에 『槐多の歌へる』라는 것이 있는데 有島武 郎 가 서 문을 쓰고 , 서평도 발표했습니다 . 그 서평에 인용된 槐多의 시 중에 「一本のガランス」라는 자극적인 작품이 있습 니다 . 젊은 槐多는 세계와 생명 전체를 ガランス 색으로 잡았습니다 . ガランス는 불어로 ‘ garance ’ , 일어로 ‘ 茜’ ( 아 카네 ) 인데 탁한 붉은색 , 어두운 붉은색입니다 .(* 일본말로 아카네 색이라면 주로 석양의 색깔을 말할 때 씁니다 . Y 교수 주 ) 색상은 서정자 선생님 이미지에 가깝지만 서양화 세계에서는 잘 알려진 색깔인 것 같습니다 . ”라고 알려 왔다 . 에구사 교수에게 감사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