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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수원박물관 제 16 기 박물관 대학 근대 수원과 수원사람들 하고 있다 . 6 ) 나혜석은 그림이란 “영을 움직이고 피가 지글지글 끓고 살이 펄떡펄떡 뛰는” 것이어야 한다고 매우 강렬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7 ) 이 표현은 좋은 그림을 이야기할 때 되풀이 쓰고 있다 . 이러한 그의 예술적 열망이 그의 그림에 어떻게 나타나 있는가 ? 나혜석 정체성의 본질 은 선구적인 예술가라는 점에 있다 . 8 ) 즉 예술가로서의 나혜석의 정체성이 규명되어야 하 는 것은 나혜석 연구의 본질이라는 말이다 . 그런 나혜석이 그림이 없어 다음과 같은 말을 들어도 반론을 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 “지금 전해지고 있는 유작들은-내 생각에-그녀 의 불꽃같은 예술혼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불꽃같은 삶의 휴식처로서 그림을 그렸던 것이 아닌가 생각게 하는 것이다 . 그렇다면 그녀에게 있어서 그림은 창조가 아니 라 감성의 소비였다는 것인데 나는 그렇게까지 말하고 싶지 않다 . ” 9 ) 라는 혹독한 평가를 듣고 있는 것이다 . 흑백도록으로 남은 나혜석의 미술은 이에 대한 답변을 일단 유보하고 있다 . 나혜석의 실물 그림이 우리 앞에 나타날 때까지 나혜석의 예술에 대한 이러한 평가를 한없이 견디 어야 하는가 ? 나혜석의 그림과 색채를 찾아보려는 작업은 그래서 시도된다 . 붓으로는 할 수 없으나 문학과 미술을 왕래하면서 그 일을 기도해볼 수는 있다 . 그의 예술혼은 그림뿐 아니라 글에도 나타나 있을 것이니 이 작업은 단순히 나혜석의 그림을 추정하고 상상하는 작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혜석의 문학 , 또는 예술혼의 표상을 찾아내는 일에 이르기 를 꿈꿀 수도 있다 . 고흐의 그림은 심야의 해바라기처럼 뜨거운 것이라 한다 . “그러한 표 찰이 붙기 쉬운 것은 그림 자체에서 연유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또한 그가 남긴 많은 편지 때문이기도 하다 . …… ‘만일 우리가 고흐의 편지 및 그 생활에 관한 기록을 갖지 않 았더라면 그의 작품의 의미는 전혀 달라졌을 것’ ”이라고 말한 사람은 철학자이자 정신 병 6 ) 나혜석 , 「이혼고백장」 , 『삼천리』 , 1934 . 8 , 『전집』 , 450쪽 . 7 ) 나혜석 , 「조선미술전람회 서양화 총평」 , 『삼천리』 , 1932 . 7 , 『전집』 , 542 쪽 . 8 ) 장혜전 , 「캐릭터로서의 나혜석 연구」에 대한 토론문 , 제 5 회 학술대회 2002 . 4 . 27 , 『나혜석학술대회논문집 I 』 , 5 ~ 76 쪽 . 9 ) 유홍준 , 「나혜석을 다시 생각한다」 , 제 1 회 나혜석학술대회 , 1999. 4 . 27 , 위의 책 , 1 ~ 9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