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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 강 _ 나혜석의 문학과 미술 이어 읽기 | 117 기서 발견하였음에 틀림없다 . 4 ) 일본 여성해방운동의 대표적 잡지 『세이토』의 사상이 예술을 통해 여성의 천재성을 구 현하는 것 , 다시 말해서 예술을 통해 여성해방 , 즉 사람에 이르는 것이었다면 , 『세이토』의 자장 안에서 그 영향이 분명한 우리의 나혜석 연구는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 즉 나혜석의 문학과 미술은 별개로 읽어야 할 것이 아니라 함께 읽고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 다 . 이는 페미니즘 연구나 역사 연구 모두에도 해당이 되는 것이라고 본다 . 이에 이 글은 나혜석의 문학과 미술을 잇는 읽기를 시도해보고자 한다 . 그리하여 흑백으로 남은 나혜석 의 예술에 생명의 색채를 올려보려 한다 . 나혜석은 그의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예술적 기분을 깨닫는 때라고 하였다 . 5 ) 사 람의 행복은 부나 명예를 얻었을 때 오는 것이 아니라 예술에 일념이 되어 있을 때 전신을 씻은 듯 맑은 행복이 온다는 것이다 . 또한 나혜석은 “지금 생각건대 내게서 가정의 행복을 가져간 자는 내 예술이 아닌가 싶습니다 . 그러나 이 예술이 없고는 감정을 행복하게 해줄 아무것이 없었던 까닭입니다 . ”라고도 하여 나혜석 자신이 예술에 몰입하였던 삶을 고백 4 ) 라이초 , 「원래 여성은 태양이었다」 , 『靑 鞜 』 , 1911 . 9 ; 한일근대문학회 역 , 『세이토』 , 어문학사 , 2007 . 9 , 44 ~ 54 쪽 . 『靑 鞜 』의 발기인인 히라츠카 라이초는 이 글에서 진정한 ‘나’에는 남성 여성의 성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 , 여성이 라는 것은 인격의 쇠퇴라고 본다 , 원래 여성은 태양 , 곧 진정한 인간이었는데 지금은 달이 되었으며 그러므로 진 정한 자유해방이란 은폐된 태양을 찾는 길이며 숨어 있는 천재를 발휘하는 것이다 , 라고 하였다 . 그는 세이토가 여성 내면에 숨어 있는 천재를 , 특히 예술에 뜻이 있는 여성의 중심이 되는 천재를 발현하는 데 좋은 기회를 부 여하는 기관이라고 쓰고 있다 . 사람이 되는 것은 곧 예술가가 천재를 발휘하여 진정한 인간에 이르는 길이라고 본 것이다 . 이것이 『靑 鞜 』 , 여성해방사상의 근간이다 . 江種滿子 교수도 논문 「 1910 年代の日韓文學の交点-「白樺」 · 「靑 鞜 」と羅蕙錫-」에서 나혜석이 유학한 시기 일본은 『白樺』 , 『靑 鞜 』 그리고 아나키즘 등 개인주의 사상이 주류화하는 교점이었으며 나혜석이 이 사상의 영향을 받았 다고 보고 있다 . 武者小路實篤 志賀直哉 有島武郞 등이 동인이었던 『白樺』는 미술평론이나 서양미술에도 주력하 여 다이쇼 중기에 전성시대를 맞이한다 . 이들의 자장에서 나혜석이 영향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에구사 미츠코 교수의 주장이다 . 심원섭 , 『한일문학의 관계론적 연구』 , 국학자료원 , 1998 , 67 쪽부터 , 「 1910 년대 일본 유학생 시인들의 대정기 사상 체험」 참조 . 5 ) 나혜석 , 「이혼고백서」 , 『삼천리』 , 1934 . 9 ; 서정자 편 , 『 ( 원본 ) 정월 라혜석 전집』 , 국학자료원 , 2001 , 473 쪽 ( 이하 전 집으로 표기 , 인용은 현대문으로 통일함 ). “사람의 행복은 부를 득한 때도 아니오 , 이름을 얻은 때도 아니오 , 어 떤 일에 일념이 되었을 때외다 . 일념이 된 순간에 사람은 전신 洗靑 ( 세청 ) 한 행복을 깨닫습니다 . 즉 예술적 기분 을 깨닫는 때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