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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민주장정 100년, 광주·전남지역 사회운동 연구 그는 음력 2월말에 광주에 집결하자는 통문을 각읍에 전달하고서 장성의병을 이끌고 광주로 移陣하였다. 161) 나주의병은 千步軍을 거느리고 남평까지 장성의병을 전송하였으며, 潭陽 昌平 淳昌 長城 光州 등의 지역에 의병 참여를 촉구하는 통문을 발송하였다. 162) 이들은 盧應奎가 주도한 晉州義兵과도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급박한 상황에 대처하였다. 163) 나주의병의 활동에 대해 정부는 어떻게 대응했는지 알아보자. 당시 전국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나 개화정책의 반대와 국왕의 환궁, 단발령 철회 등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이에 정부에서는 전국에 선유사를 파견하여 의병의 해산을 종용하는 한편, 친위대를 파견하여 군사적 탄압도 병행하였다. 그리하여 전라도에는 南路宣諭使에 임명된 申箕善이 친위대와 함께 파견되었다. 164) 신기선은 畿湖學派로서 신망이 높은 학자였는데, 정부에서는 그가 충청 호남지역 위정척사계열의 유생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여 선유사에 임명한 것이다. 165) 그는 친위대와 함께 경기·충청도를 거쳐 전라도에 들어와 호남의병의 해산을 촉구하였다. 나주의병은 선유사 신기선의 해산 권고와 친위대가 파견되자, 음력 2월 26일에서 27일 사이에 해산하였다. 166) 이어 광주에 주둔중이던 장성의병 역시 신기선의 권유를 받아들여 음력 2월 28∼9일경 해산하였다. 167) 따라서 음력 2월 30일에 광주에 집결하기로 한 약속은 무산됨으로써 이른바 光山會盟은 이루어지지 못한 채 해산된 것이다. 168) 선유사 신기선이 帶同한 친위대의 책임자는 李謙濟였는데, 그는 경남 晉州로 떠나면서 全州鎭衛隊를 광주와 나주·담양 등지에 파견하였다. 169) 全州鎭衛隊 中隊長 金秉旭은 호남지역에서 의병을 주도한 인물들을 체포, 처벌하는데 주력하였다. 그리하여 장성의병의 연루자로는 生員 奇恒之가 체포되었고, 광주향교의 齋任 朴源永이 붙잡혀 梟首되었다. 170) 담양지역의 擧義와 161) 변상철 변만기, 『봉서 봉남일기』, 278쪽 및 이병수, 「금성정의록」, 『자료집』 3, 88쪽 참조. 당시 기우만은 전라도 의 군읍에서 쉽게 집결할 수 있는 지리적 편리성과 나주의병의 경우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판단하여 광주의 客 舍인 光山館으로 이동하였다(「송사집」, 29-30쪽 및 이병수, 「금성정의록」, 88쪽 참조). 또한 그는 음력 2월 그믐 날 광주에 집결하라는 통문을 각읍에 보낸 후 광주향교의 齋任을 맡고 있던 朴源永과 긴밀한 연락을 취하면서 북상 할 준비를 갖추었다. 박원영은 기우만과 同學이었으므로 그를 적극 도왔으며, 광주향교를 호남의 본거지로 제공하 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신기선, 「봉사일기」, 『신기선전집』 하, 301쪽 ; 「송사집」, 『자료집』 3, 33 35쪽 ; 『湖南節義錄』 제3책<광주향교, 1964>, 87쪽 참조). 162) 이병수, 「금성정의록」, 『자료집』 3, 88쪽. 한편, 金允植은 기우만의 통문에 의해 전라도의 13개 邑이 호응하였다고 하나(『續陰晴史』 상, 396쪽), 해당 읍은 잘 알 수 없다. 다만, 그가 말한 13개 邑에는 나주에서 통문을 보낸 광주를 비롯한 5개 읍과(高光洵, 『鹿川遺稿』 卷 上, 「通告列邑文」 其二 참조), 나주의병에 유생들과 吏校들이 가담한 함평 무안 능주 영광 보성 등이 포함되지 않을까 짐작할 뿐이다. 163) 이병수, 위의 책, 79쪽. 164) 『舊韓國 官報』 1896년 2월 27일자 號外 「勅諭」. 한편 신기선은 남로선유사로서의 활동을 수록한 「奉使日記」를 남 겼다. 165) 친러정권은 선유공작을 강화하여 위정척사론자들에게 영향력이 있는 大官을 선유사로 파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糟 谷憲一, 앞의 논문, 32쪽). 166) 이병수, 「금성정의록」, 『자료집』 3, 90쪽. 167) 변상철·변만기, 『봉서·봉남일기』, 278쪽. 168) 전라도의 연합의병단체인 光山會盟所가 결성되어 일정한 활동을 전개하였다는 견해도 있으나(『의병들의 항쟁』, 1980, 83-84쪽),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광주에서 집결하려던 광산회맹소는 조직되 지 못한 채 무산되었다. 169) 申箕善, 「奉使日記」, 『신기선전집』 하, 301쪽 및 변상철 변만기, 『봉서 봉남일기』, 279-283쪽 참조. 170) 변상철 변만기, 『봉서 봉남일기』, 283쪽 및 신기선, 「봉사일기」, 『신기선전집』 하, 301쪽 ; 「송사집」, 『자료집』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