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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민주장정 100년, 광주·전남지역 사회운동 연구 서술하되 기본적으로 군현단위의 농민군 활동에 주목하고자 한다. 다만, 기존의 연구에서는 권역별 특징을 밝히는 데에는 다소 미흡한 면이 없지 않으므로 권역별 활동상의 공통점이나 차이점 등을 찾아보겠다. 당시 농민군의 동원과 활동이 대체로 군현단위로 전개된 점과 군현단위별 생활권이나 소속감 등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7) 이와 같은 광주-전남 동학농민혁명 연구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에서 영향을 받아 역사 발전의 주체를 ‘민중’으로 보는 시각, 즉 민중사학이 크게 유행하면서 본격화되어 100주년인 1994년을 전후한 시기에 분수령을 이루었다. 8) 그에 비하면 2周甲, 즉 120년을 맞이한 2014년의 경우 광주- 전남의 동학농민혁명 연구는 빈약하기 짝이 없다. 순천과 장성에서 각각 한차례의 학술세미나가 열렸을 뿐이다. 9) 최근에는 동학농민혁명을 ‘새로운 민중사’의 관점에서 연구하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10) 기존의 연구에서 이른바 민중사학의 관점에서 이 사건을 연구해왔다면, 최근에는 계급적 이해관계나 서구중심적 접근보다는 민중의 자율성이나 일상사적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일본군의 불법적인 농민군 탄압과 학살에 대한 연구가 최근에 심화되고 있다. 11) 이러한 성과를 통해 동학농민군 탄압과 학살의 주체는 일본군 후비보병 19대대가 주력이었으며, 12) ‘일본군의 해외침략사에서 최초의 해외민중학살’로 규정하였다. 13) 이 과정에서 최근에는 후비보병 제19대대 제1중대 소속이었던 쿠스노키 비요키치(楠美代吉) 상등병의 종군일지를 찾아내어 전라도 지역에서의 탄압의 실상을 일부나마 밝힐 수 있었다. 14) 다만, 일제의 농민군 탄압과 학살을 제노사이드로 규정하기 위해서는 살상 방법의 잔인성보다는 그 의도에 대한 분명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점도 제기되고 있다. 15) 즉, 민간인에 대한 자의적 처형과 농민군에 대한 야만적인 처형이긴 하나, 동학교인을 절명하거나 조선인을 멸종하기 위한 제노사이드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전라남도에 남아있는 동학농민혁명 관련 유적의 현황을 시군별로 파악함으로써 유적의 보존과 7) 박명규, 앞의 책, 26-28쪽. 8) 당시 광주 전남 동학농민혁명 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결성되어 무등일보를 비롯한 지방지마다 100주년을 기념하 는 특집을 연재한 바 있다. 그 일부가 『동학농민혁명과 광주 전남』이란 책으로 발간되었다(전남대학교 출판부, 1994). 이 어 전라남도의 지원으로 1996년에 『전남동학농민혁명사』와 『全南地方 東學農民革命 資料集』 등이 간행되었다. 9) 최선웅, 「지리산권 ‘동학농민혁명’의 발자취-『지리산권 동학농민혁명』」, 『남도문화연구』 27(2014), 396-397쪽. 장성에 서는 장성 황룡촌전투에, 순천에서는 지리산 권역의 동학농민군 동향에 초점을 맞춘 세미나를 개최하 였을 뿐이다. 그 결과 물은 각각 「동학농민혁명과 장성황룡싸움의 역사적 의의」(2014.10.17)와 「지리산권 동학농민혁명과 동학」(2014.5.9)(『남 도문화연구』 26, 순천대학교, 2014 ; 『지리산권 동학농민혁명』, 선인, 2014)에 수록되어 있다. 10) 홍동현, 「‘새로운 민중사’의 등장과 새로운 동학농민전쟁 史 서술에 대한 모색」, 『남도문화연구』 27(2014). 11) 조성운, 「東學農民戰爭의 硏究 現況과 課題」, 『韓日民族問題硏究』 25(2013), 21-22쪽 참조. 12) 박찬승, 「동학농민전쟁기 일본군 조선군의 동학도 학살」, 『역사와 현실』 54(한국역사연구회, 2004) ; 『근대이행기 민중운 동의 사회사』(경인문화사, 2008) 제1부 제5장 참조. 13) 강효숙, 「제2차 동학농민전쟁 시기 일본군의 농민군 진압」, 『한국민족운동사연구』 52(한국민족운동사학회, 2007). 14) 『한겨레신문』 2013년 7월 23일자 「‘동학농민 학살’ 일본병사 일기 첫 공개」 ; 박맹수, 「일본군 후비보병 제19대대 제1중 대의 동학농민군 학살」 미발표 논문 참조. 15) 최선웅, 「지리산권 ‘동학농민혁명’의 발자취-『지리산권 동학농민혁명』」, 『남도문화연구』 27(2014), 396-39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