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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동양 최대의 용문사 은행나무에 얽힌 이야기는 많다.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927~935 재위)의 세자 마의태자(麻衣太子)가 나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다가 심었다고도 하고,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義湘大師, 625~702)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았더니 이 지팡이가 뿌리를 내려 성장한 것이라고도 한다. 이 나무는 오랜 세월 전란 속에서도 불타지 않고 살아남은 나무라 하여 천왕목(天王木)이라고도 불렀으며, 조선 세종 대에는 정3품 이상에 해당하는 벼슬인 당상직첩을 하사받기도 하였다. 정미년 의병이 일어났을 때 일본군이 절을 불태웠으나 이 나무만은 화를 면했으며, 옛날에 어떤 사람이 이 나무를 자르려고 톱을 대는 순간 피가 쏟아지고 하늘에서는 천둥이 쳤다고 한다. 또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에는 이 나무가 소리를 내어 그것을 알렸으며, 조선 고종이 세상을 떠났을 때 큰 가지 하나가 부러져 떨어졌다고 한다.